[MS사] '오피스97' 초중고에 기증, '소프트시장 비상'
기사입력 1998년 05월 18일 14시 22분
MS사는 최근 내한한 스티버 발머 부사장을 통해 국내 1만여 초중고교에 무려 1천억원 상당의 `MS오피스97' 1백만개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발표했다.
이번 오피스97의 대량 기증은 지난 3월부터 대학가에 무료배포되고 있는 `워드 97' 시험판 제공에 이어 올해들어 두번째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어려운 사정에 처해 있는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들은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현재 국내시장은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MS사의 `오피스97'과 한글과컴퓨터의 `한컴오피스97', 삼성전자의 `훈민정음오피스98'이 삼분한 상태.
문제의 심각성은 오피스 제품 시장에 국한된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워드프로세서 시장까지 심각한 타격을 미칠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워드 프로세서 시장은 MS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장악하지 못한 곳일 만큼 국내 사용자의 대다수가 한글과컴퓨터의 `아래아한글'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초중고생들이 어릴 때부터 MS사의 프로그램에 `길들여' 지게 되면, 사회에 진출해서라도 굳이 사용법을 다시 배워야 하는 타제품을 이용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
한 소프트웨어 전문가는 "MS측은 이번 기증이 IMF체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경제 발전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국내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저의가 깔려 있는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글과컴퓨터사는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최근 19만원대의 `오피스97'을 학교 교육용과 업무용으로 각각 1만1천원과 4만4천원에 보급하기로 결정하고, 경기도 교육청과 계약을 맺었다.
또 패키지 상품에 비해 가격부담이 덜한 `한글97' 단품을 발표한데 이어 앞으로 교육계와 다각적인 정보교류를 갖기로 했다.
"무료 배포와 같은 정면 대응은 불가능하다"는 한컴측은 "제품의 질로 승부할 자신이 있으며, 앞으로의 마케팅 전략도 이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나성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