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월드컵전사,숨겨진 별명도 가지각색
기사입력 1998년 05월 13일 15시 12분
월드컵 전사들의 별명은 가지각색이다.
유비, 독수리, 왼발의 달인 등 팬들에게 잘 알려진 점잖은 닉네임도 많지만 개똥이 뺀질이 등 그들끼리 주고받는 은어적인 별명도 많다.
숨겨진 월드컵 전사들의 진짜 별명과 사연을 철저 해부해봤다. [편집자 주]
홍명보는 흔히 `흥부' `월드스타'로 불리지만 진짜 별명은 얼굴에 청춘의 상징（여드름）이 남아있다하여 `멍게'다.
또 황선홍은 `황새'보다 눈이 많이 튀어나와 `개구리'로 통한다.
`날쌘돌이' `쌕쌕이'로 잘 알려진 서정원은 긴 얼굴이 원숭이와 비슷하다고 해 `원숭이'로 불리고, 이상윤은 어설픈 폼과 잰걸음으로 그라운드 이곳저곳을 휘젓고 다닌다고 해서 `발바리' 혹은 `팽이'다.
요즘엔 자칭 인기순위 3위를 외치고 다녀 영화제목을 본따 `넘버 3'로 불리기도 한다.
독수리가 상징인 연세대 출신이란 점을 들어 `독수리'로 통하는 최용수의 원래 별명은 `삽자루'.
프로 LG시절 팀선배인 김판근이 최용수의 플레이가 조금 뻣뻣하다고 해 붙인 별명이다.
`왼발의 마술사'로 불리는 하석주는 체조할때면 항상 머리를 자주 흔든다고 해 `잔머리'이고, 노정윤은 성을 본따 `노테우스' 혹은 `노가리'로 불린다.
강원도（강릉）가 고향인 김도근은 `김도깡' `터프가이'로도 불리고, 수비수 김태영은 외모에서 풍기는 강렬한 이미지로 `아파치'다.
유상철은 `유비'란 점잖은 별명보단 월드컵팀과 소속팀에서 `뺀질이'로 불리고 있고, 꽁지머리의 원조 김병지는 `꽁지', 김도훈은 마음이 여리고 예민하다고 해서 `김예민'이다.
얼굴이 검은 이민성은 아프리카 노예를 다룬 알렉스 헤일리 원작의 드라마 `뿌리'의 주인공인 `쿤타 킨테'로 불린다.
`대학교 5학년'인 고종수는 별명의 본래 의미가 와전됐다고 강력히 주장.
고종수는 올림픽대표시절 고교생답지않게 넓은 시야와 게임운영이 돋보여 칭찬의 의미로 붙여졌던 별명이 선배를 몰라보는 독불장군의 의미로 바뀌었다며 씁쓸해한다.
브라질대표인 카를로스와 스타일이 비슷해 붙여진 `최를로스' 최성용은 대표팀에서 키가 작다고 해 `다마고찌'로도 불린다.
주장 최영일의 본래 별명은 `순대'였는데 그것이 최근 발전해 `순대렐라'가 됐다.
장형석은 상체는 타잔급이고 하체는 타잔과 함께 다니는 치타같이 빈약해 `타잔과 치타'로 불리기도 한다.
이밖에 장대일은 최고라는 의미의 `짱'으로 불리길 원하지만 동작이 굼떠 대표팀에선 `장달구（장+달구지）'로 통하고, 서동명은 키가 크다고 해 `전봇대' `길쭉이'로 불리지만 고참들은 이름을 본따 `동팔이'로 더 잘 부른다.
또 이상헌은 힘이 좋아 `노지심'으로 통하는데 덩치에 맞지않는 귀여운 행동으로 `앙증（맞다）'으로 불리며 강화도 출신인 이임생은 `강화도령'이란 닉네임을 갖고 있다.
한편 19살의 이동국은 자신을 `슈퍼 루키'로 불러 달라며 선배들에게 조르고 있다.
[최성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