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강만우 8단●조훈현 9단
기사입력 1998년 05월 13일 14시 28분
현재 진행 중인 기전추세로 보면 올 한해도 지난해와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조' 사제대결의 양구도에 누가 끼어들지가 관건인데, 유창혁 9단, 최명훈 6단이 아마 1∼2번 정도 도전무대에 등장할 것이고, 그외 인물로 거론되고 있는 기사는 목진석 4단, 그리고 김승준 6단과 이상훈 5단 정도.
특히 김 6단과 이 5단은 이미 `패왕전'결승에 올라있어 둘 중 한사람은 도전권을 확보한 상태. 또 `왕위전'에서 4승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목 4단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물론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른 시점이지만 어쨌든 올 한해의 도전무대는 보다 다양한, 그리고 신선한 도전자의 출현과 돌풍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흑 79는 예전부터 노리던 곳으로 페이스가 흐트러진 백에 치명타가 되었다. 판이 유리할 경우 조 9단은 판정으로 끌고 가기 보다는 KO 펀치를 선호한다. 그것은 조 9단 나름의 승부철학이며 노하우다. 결정타를 날려 상대를 굴복시키는 자체가 실력이며 한편으론 지친 상대에 던질 명분을 제공하기도 한다.
95까지 흑의 흐름은 물흐르는 듯하다. 상대를 공격하지만 억지나 무리한 느낌을 전혀 주지 않는다. 공격 그 자체가 리듬이요, 자연스러움이다. 상대는 그 공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허우적 댄다. 그런 와중에 판은 좁아지고 변화의 여지는 없어져 어느새 판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빠진다.
백 96에 흑은 방향을 틀어 97, 99로 상변 백 말을 건드린다. 상대는 무심코 던진 잽일지라도 당하는 백 쪽에서 보면 사활이 걸려있는 심각한 국면이다. 103까지 흑의 공격은 절정을 이루고 이미 백은 의욕을 상실하고 있다. 이후 30수 가까이 더 진행되었으나 승부와 무관해 생략한다. 이후의 수순은 총보로 미룬다.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