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파노라마] 선거관리 요원된 '황태자' 우지원
기사입력 1998년 05월 12일 15시 15분
"신고합니다. 이병 우지원."
검게 그을린 구릿빛 얼굴의 낯익은 청년이 12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청 4층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에 들어섰다.
고개를 숙이고 일하던 직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 쏟아졌다.
프로농구 대우 제우스 `코트의 황태자' 우지원（25．1m92）이었다.
훤칠한 키에 곱상한 용모로 오빠부대를 몰고 다니던 우지원이 지방 선관위사무소에는 무슨 용무가 있었을까.
지난달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한 우지원은 4주간 훈련을 마치고 지난 9일 신병교육대를 퇴소했다.
당초 산림감시요원으로 보직을 받았던 그가 오는 6월4일 지방선거 관계로 선관위에서 파견근무하게 된 것.
다음달 15일까지 우지원은 출퇴근하며 하루 9시간씩 선거관리 보조요원으로 입후보자 선전벽보 관리 등 선거관련 업무를 맡는다.
공명선거 도우미 우지원이 받을 급료는 지난 시즌 연봉 1억2천500만원（약 월 1천만원）의 1％ 가량인 월 10만원 남짓.
용인시청에서 30㎞ 떨어진 대우연수원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점심은 숙소 아주머니가 싸주는 도시락으로 때울 생각이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우지원은 `환경파수꾼'으로 원대복귀, 용인 소재 야산의 산불을 감시하고 논과 밭 쥐불에도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
인기스타와 함께 근무하게 된 이곳 직원들은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단다.
소녀팬들이 시도 때도 없이 몰려들어 행여 업무가 마비되지나 않을까 하는 근심이다.
[김종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