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허재 우리팀 달라' 모셔가기 총력전
기사입력 1998년 05월 10일 15시 26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5_21 기아빌딩 5층.
원년 챔피언에 오른데 이어 지난달 현대와 벌인 챔피언결정전에서 프로농구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를 연출했던 기아 농구단.
`전설의 왕국' 기아의 문지방이 요즘 몸살을 앓고 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IMF 투혼'을 펼쳤던 허 재（33）를 모셔가려는 각 구단 관계자들이 뻔질나게 기아 농구단을 노크하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정오 무렵. 나래 최형길 사무국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최국장은 지난해 5월 허 재가 이적을 처음 요구했을 때도 배후조종자로 몰렸던 인물.
허 재의 고교（용산고） 선배인데다 평소 호형호제하는 사이였기 때문.
화기애애하던 분위기는 최국장이 "허 재를 달라"며 본색을 드러내자 급랭했다.
기아측이 "맞트레이드가 아니면 허 재를 데려갈 생각을 하지않는 게 좋다. 나래에 허 재와 바꿀만한 선수가 있는가"라고 되묻자 최국장의 얼굴은 금새 벌개졌다.
이날의 면박은 오히려 최국장의 오기를 키워놓았다. "허 재를 데려올 수만 있다면 `삼고초려'가 아니라 기아 구단에 살림이라도 차려야지요."
삼성과 현대 관계자들도 기아측과의 접촉이 부쩍 늘었다.
기아 최상철 단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이인표 단장이 직접 뛰는 삼성은 김승기와 양경민을 묶는 구체적인 조건까지 제시한 상태.
그러나 감독 선임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데다 기아 노조측의 정서가 허 재의 삼성행을 막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지난시즌 챔피언 현대도 "허 재를 잡아야 다음시즌 SK와 경쟁할 수 있다"며 `추승균 카드'를 앞세워 기아 구단의 문턱을 넘나들고 있다.
기아가 이달말까지 허 재의 이적문제를 매듭짓는다는 방침을 세운터라 이들 구단의 기아 출입은 더욱 잦아질 전망이다.
[류성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