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방망이 신바람 '북치고 장구치고'

기사입력 1998년 05월 04일 14시 33분


북치고 장구까지 쳤다.
허리 `이상무' 진단을 받은 탓인지 마운드에서 상큼한 투구를 선보인 박찬호는 타석에서도 `에이스'였다.
2회초 안타 4개와 4구 1개를 묶어 다저스가 2－0으로 앞선 무사 만루.
점수를 더 보태 안정권으로 도망가야 할 상황, 타석에는 9번 박찬호가 들어섰다.
보통 득점 기회에 타석에 선 투수들에게 내보내는 사인은 `번트', 하지만 빌 러셀감독은 박찬호의 `한방'을 선택했다.
실바가 던진 초구는 바깥쪽 높은 직구.
박찬호는 방망이를 힘껏 돌렸고 타구는 우익수 키를 훌쩍 넘어 원바운드로 펜스를 맞혔다.
3루주자 루크와 2루주자 홀렌스워드를 불러 들이는 2타점 2루타.
점수는 4－0, 박찬호의 구위로 봐서 3승이 거의 손에 잡히는 스코어.
두번째 타석에서도 박찬호의 방망이는 매서웠다.
2사 볼카운트 0－2에서 박찬호가 때린 공은 2회와 마찬가지로 우익수쪽으로 쭉쭉 뻗어나가는 강한 타구.
하지만 박찬호의 장타력을 의식한 우익수가 수비위치를 뒤로 잡아 플라이아웃.
세번째 타석에서 대타 하워드로 교체, 아쉬움을 남겼지만 투-타에서 두손을 번쩍 든 `코리안 특급'의 날이었다.
[신보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