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전시] '장소파괴'시대 고객많은 곳으로 이동
기사입력 1998년 04월 29일 14시 34분
고객을 기다리지 않고 호텔이나 백화점 등지로 찾아가는 적극적인 전시형태가 등장, 주목받고 있다.
열린 형태의 이 전시들은 지난 4월초 쉐라톤워커힐 호텔의 벚꽃이 만발한 야외정원에서 갤러리사비나가 펼친 판화가 강승희씨의 `서울풍경'전을 시작으로, 5월 7일부터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1년간 열리는 `야외조각전'으로 이어진다.
`야외조각전'은 （주）로렌스 제프리스가 기획, 스위스그랜드호텔 설립 10주년, 샘터화랑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고객과의 만남을 모색한 전시.
자연과의 조화미, 절제미를 추구해온 박석원 이강소 이우환 박충흠 박은선 서정국 유정호 정현도 조병섭 조성묵씨 등 조각가 10명을 엄선, 자연과 합일을 이루는 우리 조각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더욱이 1년간 고객과 이웃주민들이 한국적 미감이 담긴 `환경으로서의 미술'을 느끼며 휴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친근감이 더하다.
한편 미술컨설팅업체인 `아트 컨설팅 서울'（ACS．소장 박삼철）은 아예 수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복잡한 쇼핑공간으로 들어간다. `대중과 소통하는 미술'에 관심을 가져온 ACS는 5월 15일부터 31일까지 킴스 아울렛 분당 서현점 1개층 700평 전부를 활용해 `킴스 아울렛 열린 미술제'를 열기로 한 것.
본전시인 `현대미술전'과 특별전인 `쇼핑아트', 부대행사로 10만원대 소품을 판매하는 `아트페어'와 5만원 이하의 생활미술품을 판매하는 `아트숍' 등으로 구성.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쇼핑을 하면서 미술체험을 하도록 한 `쇼핑 아트'전. 작가들도 쇼핑객으로 물건을 산 후 이를 재료로 실험적인 작품, 행위미술을 보임으로써 생활에 깊이 침투한 미술을 보여준다. 이윰 성동훈 김세진 안윤모 임영숙 염중호 강운구씨 등 신예와 중견작가 15명이 후라이팬, 의성의류, TV, 콘돔 등 생활용품을 이용한 설치작품 또는 오브제미술을 보여줄 참.
한편 `현대미술'전에는 김호석 김호득 석철주 강요배 김상구 김정헌 안창홍 윤석남 이두식 임옥상 김주호 이종빈씨 등 화가와 조각가 55명이 `반복과 일탈'을 주제로 작품을 낸다.
이런 흐름에 대해 평론가 이섭씨는 "기존 화단이 일반인과 거리가 너무 멀고, 작가의 변화 폭을 수용하기엔 너무 딱딱한 게 사실"이라면서 "IMF체제의 사회전반의 구조조정처럼 미술계에서도 적극적인 형식변화의 때가 온 것"으로 분석했다.
[이화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