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한화] '복수의 칼' 무섭다
기사입력 1998년 04월 28일 14시 51분
현대와 한화는 작년 시즌 막판, 동국대 포수 신경현을 2차지명에서 잡기위해 `눈물의 7위 경쟁'을 벌였다.
1승이라도 `적게' 따기 위한 피말리는 싸움.
`져주기'의 의혹까지 받은 한화가 7위를 차지, 결국 신경현을 손에 넣었지만 씁쓸하기는 양팀이 마찬가지.
작년의 수모를 간직한 두 팀은 28일 현재 나란히 정상권을 달리고 있다.
9승4패의 현대가 1위, 8승1무5패의 한화는 1게임차 뒤진 3위.
양팀의 초반 약진은 폭발적인 타력, 특히 홈런포가 주도했다.
현대 박재홍(4개) 이명수(4개) 박경완(3개), 한화 마이크 부시(5개) 송지만(5개) 장종훈(3개) 등이 화려한 `대포쇼'로 상대를 압도했다.
팀홈런은 한화가 23개로 1위, 현대가 21개로 2위.
특히 한화의 `부시 효과'는 주목할 만하다.
살짝 건드려도 넘어갈 것 같은 거구(1@96, 109㎏)의 부시가 4번에 고정되면서 다른 타자들에 대한 견제가 소홀해 진 것.
작년까지 상대팀의 `경계 1호'이던 간판 장종훈은 "이때다"며 마음껏 장타를 터트리고 있고 송지만, 홍원기 등도 덩달아 가세했다.
마운드의 안정도 큰 몫을 했다.
현대는 2승의 3년차 최원호와 올 신인중 첫 승을 따낸 고졸 김수경이 신선한 바람을 몰고왔다.
선발에서 미들맨으로 변신한 노장 한용덕이 뒤를 받친 한화는 5차례나 역전승을 거두며 `뚝심'의 팀으로 탈바꿈했다.
쓸개를 씹으며 복수의 칼을 갈았다는 `와신상담'의 고사가 딱 어울리는 현대와 한화는 지난 주 5승1패의 무서운 기세로 2위를 차지한 삼성과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일 전망.
신임 서정환감독의 패기가 돋보이는 삼성은 한국시리즈서 한번도 우승하지 못한 숙원이 있어 `한 맺힌' 세 팀의 선두다툼이 초반 프로야구를 화끈하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김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