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성의 풍속사] (75)'거대유방 숭배'
기사입력 1998년 04월 27일 14시 39분
여배우 마를렌느 디트리히가 세기의 각선미를 자랑하며 두 다리에 100만 달러의 보험을 들었고, 육체파 여배우 소피아 로렌은 자신의 커다란 가슴에 보험을 들었다.
아닌게 아니라 여배우 가운데 소피아 로렌만큼 슈퍼 유방을 자랑한 여인도 드물다.
영화 `해바라기'를 기억하는 사람는 대지를 수놓은 샛노란 해바라기의 물결 속에서 `출렁거린다'는 표현만으로는 모자란, 커다랗고도 섹시했던 그녀의 유방을 잊지 못할 것이다.
미국 일본 등 장난을 좋아하는 일부 나라에서는 여인들의 커다란 유방을 자랑하는 대회가 열리곤 한다. 미국에서는 바스트 콩쿠르, 일본에서는 거유(巨乳) 콘테스트라고 한다.
유방의 아름다움 따위는 뒷전이다. 콘테스트의 승자가 되려면 균형이나 미(美)와는 상관없이 오로지 커야 한다.
미국인들은 대형 유방을 `바브스' 혹은 `바톰리스'라고 한다. 미국인들의 `바브스'에 대한 선호도는 매우 높아서 오래전부터 거대 유방 팬 잡지까지 나와있는 실정이다.
`튀어나온 엉덩이와 새가슴 여자는 설득할만한 가치조차 없다'라는 서양속담이 있다. 그만큼 유방이 큰 여자는 정열적이고 섹스어필한 것으로 평가받는 것이다. 물론 여자들이 들으면 노발대발할 남성중심의 시각이다.
도대체 얼마나 커야 거유일까.
서양인들의 기준으로 보면 90cm 정도는 `바브스' 축에도 못낀다. 적어도 1m 이상은 돼야 `바브스'의 자격을 얻는다. 150cm 이상 되는 슈퍼 유방도 종종 있는데, 이 정도가 되면 사실 기형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좀 크다싶은 유방은 브래지어로 받쳐주지 않으면 모양이 범종형이 돼버린다. 그 모양은 마치 암소의 젖통과 같아서, 말 그대로 `젖소부인'이 되기 십상이다.
유방은 인종적 풍토적 유전적 요소가 되섞여 커지기도, 작아지기도 한다. 큰 유방은 대부분 여성 호르몬의 과다분비 때문에 생긴다.
인류가 거대한 유방을 우러러보기 시작한 것은 원시시대, 고대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시시대의 유치한 벽화 따위, 그리고 고대 수메르나 인도의 모신상(母神像)을 보면 예외없이 거대유방을 갖고 있다. 그러나 에로티시즘과는 전혀 상관없는, 다산과 풍작을 기원하는 신앙적 거유숭배다.
어떤 사람들은 현대인들의 `바브스 애호' 역시 신앙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고 본다. 다만 그 신앙의 정체가 다산이 아닌, 에로티시즘이라는 차이만 있다는 것이다
한 국내 의학자가 오는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세계미용성형학회에서 거대유방과 관련한 논문을 발표한다고 한다.
논문 발표자인 심형보 박사는 학회에 참가, "거대유방의 원인은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요지의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