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차범근감독 하체 안부럽다'
기사입력 1998년 04월 26일 15시 49분
유럽축구중 가장 거칠기로 소문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차붐(차범근)'이 10년동안 버틸 수 있었던 원천은 한마디로 힘이었다.
타고난 스피드에 힘까지 갖춰 돌파는 물론 몸싸움이나 헤딩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았다.
동양인 `차붐'이 이처럼 유럽선수들에게 밀리지 않는 근원으로 전문가들은 차붐의 굵은 허벅지를 꼽았다.
현역시절 차붐의 허벅지는 28인치(71㎝)가 넘었다. 웬만한 여성들의 허리둘레보다 굵었다.
일반 선수들의 허벅지가 대략 55∼60㎝인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수치였다.
하체가 탄탄하니까 더 많이 뛰고 더 높이 날고 몸의 중심이 잘 잡혀 중거리슛을 때려도 대포알처럼 속도가 붙었다.
허벅지 둘레에선 포항의 괴물루키 이동국(19)도 `차붐'에 전혀 뒤질 게 없다.
69㎝(27인치).
황선홍을 제치고 팀내 최고. 프로 통틀어도 다섯손가락에 꼽힌다.
이동국은 25일 일화와의 98아디다스코리아컵 마지막경기서 0_0으로 팽팽하던 후반 42분 아크 중앙에서 대포알 중거리슛을 터트려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그의 발을 떠난 공은 탄력을 받아 일화 골키퍼 김해운이 미처 손쓸틈도 없이 골네트 구석에 강하게 꽂혔다.
완벽한 체격조건(1m85, 80㎏)에 탄탄한 허벅지를 보유, 중거리슛 하나에도 힘이 잔뜩 실린 것이다.
이동국은 이밖에 단거리선수출신답게 스피드가 뛰어나 차붐의 전성기와 비교해도 손색 없다.
더구나 이동국은 이제 막 피기시작하는 꽃.
이동국은 과연 차붐을 능가하는 한국 최고의 톱스트라이커로 성장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최성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