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오철민 V뒤엔 11년선배의 충고가…
기사입력 1998년 04월 25일 01시 57분
24일 낮 해태 대구숙소인 수성관광호텔 302호에서는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었다.
대화의 주인공은 팀내 최고참 김정수와 2년생 오철민.
11년 선배 김정수가 먼저 질문을 던졌다.
"최익성은 어떤 타자냐?"
"파워가 좋습니다. 그러나 바깥쪽 공에 약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김정수가 말을 이어 받았다.
"그렇지 않다. 바깥쪽도 어설픈 직구엔 상당히 강하다. 몸쪽에 바짝 붙이면 때려내기 힘들 것이다."
둘의 얘기가 더욱 열기를 더한다.
"이승엽과 양준혁은 어떻게 상대할래?"
"바깥쪽 변화구로 유인하겠습니다."
"아냐. 극단적으로 승부해. 몸쪽 높은 공을 던졌다가 원바운드에 가까운 바깥쪽 커브를 던지면 십중팔구 속을 거다."
김정수는 계속해서 삼성 타자들 하나하나에 대해 세심하면서도 날카롭게 지적해 나갔고, 오철민은 메모지에 깨알같이 적었다.
몇시간 뒤 대구구장.
해태 선발 오철민의 구위가 빛나기 시작했다.
잔뜩 힘이 들어간 삼성 타자들에게 몸쪽 높은 직구로 헛스윙을 이끈 뒤 이번에는 바깥쪽 꽉차는 커브로 범타를 유도했다.
작년 2억4천만원을 받고 입단했으나 무릎부상으로 이렇다할 성적을 올리지 못하던 오철민의 데뷔 첫승, 그것도 팀의 3연패를 끊는 귀중한 승리는 이렇게 탄생했다.
[대구＝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