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주니치 '꽁지머리 캐릭터 상품화'
기사입력 1998년 04월 22일 15시 38분
일본 그라운드에서 `한국산 야생마'가 울부짖는다.
누구도 붙잡을 수도, 길들일 수도 없이 황야를 질주하는 거친 `야생마'.
이것이 바로 주니치 이상훈(27)의 강한 캐릭터다.
이상훈은 일본 프로야구계에서 `말총머리(포니테일)'의 헤어 스타일로 데뷔하는 첫 선수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상훈은 지난 21일 나고야구장의 첫 훈련에서 다갈색 장발을 뒤에서 한가닥으로 묶어 늘어뜨린 `말총머리'를 하고 등장, 눈길을 끌었다.
현재 일본 프로야구에는 `사자군단' 세이부의 구원전문 모리와 중간계투 데니가 팀의 마스코트인 사자의 갈기를 형상화한 노란색 장발을 하고 출전하고 있다.
이상훈은 지난 20일 나고야 도착 인터뷰에서 "일본에서도 머리카락을 자를 생각이 없다. 한국에서 지난 96년 한번 잘랐을 때 최악의 성적을 냈었다"고 분명히 말했다.
호시노감독은 아직 이상훈의 머리카락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지만 한 구단 관계자는 "프로선수의 개성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굳이 단발령을 내릴 필요가 없다는 게 구단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니치 구단에서도 강한 개성을 지닌 `스타 만들기'에 나선다.
자연스럽게 풀어 헤친 롱헤어와 포니테일 등 두가지 헤어 스타일로 이상훈의 독특한 캐릭터를 트레이드 마크화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등록명을 `라이온 리'로 하고, 전광판과 유니폼에는 `L.LEE'로 새겨 이상훈의 이미지를 지켜줄 계획이다.
더 나아가 주니치 가토영업담당 이사는 "1군에서 활약하는 것을 전제로 포니테일형 머리를 한 이상훈 인형 등을 제작하기 위해 준비중"이라며 캐릭터 상품에도 독특한 이미지를 부여할 것을 밝혔다.
주니치 입단이 결정되면서 한-일 양국 프로야구계에서 이상훈의 `머리카락 문제'가 화제가 된 만큼 특이한 헤어 스타일이 그에게 거는 기대와 맞물려 벌써부터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도쿄=이준성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