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 춤·노래·인기 '우리가 원조'
기사입력 1998년 04월 21일 15시 05분
함박눈이 펑펑 내리던 지난 겨울 어느날. 여의도 라이프쇼핑 네거리 한복판에선 진풍경이 벌어졌다.
신호대기 짧은 틈을 비집고 검정색 미니 버스에서 여자 3명이 뛰어내린 것. 반팔 티셔츠에 배꼽까지 내놓은 이들은 머리색만큼이나 요란하게 흔들기 시작했다. 거리의 모든 시선과 소음을 일시에 제압했음은 물론이다.
최근 2집을 내놓은 여성3인조 디바(DIVA). 이들이 늘어놓는 무용담은 무궁무진하다. 개성이 남다른 세여자 리나(20) 비키(20) 지니(19)가 뭉친 만큼 종잡을 수 없는 일이 심심찮게 생긴다.
지난해 9월 데뷔하자마자 `그래'와 `12월의 드라마'를 연이어 띄웠다. 동시에 스타대열에 성큼 올라섰다. 그리고 두번째 앨범.
작곡가 최준영, 작사가 이건우의 합작품 `왜 불러'가 첫번째로 밀 곡이다. 힙합 리듬에 트로트멜로디가 가미된 지극히 대중적인 노래.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에 깜찍한 노랫말이 귀엽다. 흥겹고 따라부르기 쉬워 중장년층에게도 거부감 없이 다가간다.
인도풍의 `비애천의' 역시 디바의 변신이 새로운 곡.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슬픔을 웅장하고 힘있는 춤에 담았다. 디바 멤버들이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애착을 갖는 노래기도 하다.
또한 채리나가 작곡솜씨를 부려 만든 `갤스 클럽'엔 영턱스 클럽의 한현남 송진아, 쿨의 유리, 에스더가 참여해 여성파워를 높였다.
이밖에 이지메, 학원폭력, 미혼모 등의 사회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룬 `누전', 힙합발라드 `연인에게 가장 힘든 약속' 등이 팬의 귀를 잡아당긴다.
랩에 특히 애착을 갖고 있는 이들은 내년쯤엔 100% 랩으로만 이루어진 앨범을 발표할 계획. 단독 콘서트는 히트곡이 10곡쯤 모여진 다음에야 가질 생각이다. 물론, 선배들의 공연에 게스트론 기쁘게 참가하겠단다.
여성 3인조붐이 일고 있는 요즘 `위기의식'을 느끼진 않느냐는 질문에 디바의 대답이 시원스럽다. "음식도 `원조'가 맛있는 법이잖아요."
[김소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