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욕본 뒤'의 성격 분석
기사입력 1998년 04월 20일 14시 32분
경상도 사투리 중에 `욕 봤심더'라는 것이 있다.
몹시 힘든 일을 무사히 마쳤거나, 부끄러운 일을 꿋꿋이 해낸 사람에게 하는 격려사로 쓰이는데 사실 이 말의 원 뜻은 그게 아니다.
성폭행(强姦) 당했을 때를 두고 `욕봤다'고 하는 것이다.
계속 그 말을 쓰고 안 쓰고는 경상인(慶常人)들의 자유다. 허나 임진왜란때 왜인들에게 겁탈당한 여인들을 위로했던 말이라는 치욕적 언사를 굳이 엉뚱한 곳에 써얄 필요가 있을까…?
`거시기'를 자유의사가 아닌 강제로 당했을 때 그 말 `욕 어쩌구…'로 위로 한다면 당사자끼리 합의(?)하에 이뤄진 `거시기'후에는 다른 말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
여러분은 어떤 말로 나와 상대의 `수고'에 대해 언급하시는가?
취미가 남다른 필자 에로_는 그런 말, 곧 `끝난 뒤'의 대사를 모아 성격분석을 해봤다.
1. `에, 에… 에취！ 미안해！ 아까 열중할 땐 추운 줄을 몰랐는데, 재채기가 나오는군！'_무드를 모르는 사람.
2. `출출해요. 뭔가 먹을 것이 없을까?'_야참을 즐기는 사람.
3. `오늘도 작품다운 작품을 보여 주지 못한 것 같아'_회의에 잘 빠지는 사람.
4. `당신 멋져！ 역시 이 게임은 파트너가 중요해'_외교를 중시하는 사람.
5. `참 잘했어요！ 거 봐요, 누구나 잘 할 수 있는 아주 쉬운 일예요. 백점이야'_유아원 교사형.
7. `으하하하！ 어때?'_자신만만한 정복자 스타일 중에 많다.
8. `난 그저 진땀만 흘렸어. 뭐가 뭔지 모르겠어'_수줍음을 잘 타는 사람.
9. `히야！ 야… 작아진다아, 작아진다, 작아져, 작아…'_관찰정신이 왕성한 사람.
10. `다 내 잘못이야. 너무 빠르지?'_자신감 상실형.
11. `어때? 괜찮았는지 모르겠네'_기우형.
12. `캇！ 됐어요'_영화 감독이 소원인 사람.
13. `아, 밖의 달이 너무 곱다'_내숭형.
14. `…………(무언)'_만사가 귀찮은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