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안달훈 2단●이봉근 7단
기사입력 1998년 04월 19일 15시 40분
제4보(56∼72)＝국내 `3인방'이 국제 무대에서도 강함을 입증했다. 올 `후지쓰'배에서 이창호, 유창혁, 조훈현 9단이 나란히 8강에 올라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 것.
작년 본선 첫 판에서 모두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던 한국선수들은 심기일전, `3인방'의 대공세를 가시화한 것. 특히 최근 2년간 4개의 국제대회에서 결승에 올라 `국제파 기사'로 변신한 유 9단이 이번 대회에서도 `뭔가' 보여줄 지가 최대의 관심거리.
반면 국내주최 국제무대에선 3번이나 `세계4강'에 오른 바 있는 최명훈 6단은 작년에 이어 또다시 1회전에서 탈락,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전보에서 상변 백 말에 대한 흑의 공격이 핀트가 벗어나면서 주도권을 쥘 수 있었던 찬스를 놓친 흑이다. `백 56 젖혀 올림에 흑 57로 후퇴할 수밖에 없었는가'라는 의견도 분분했다.
왜냐하면 백 58로 틀을 잡은 백의 모습이 너무나 당당하고 탄력적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수습의 차원이 아니라 오히려 좌변 백 모양과 호응하는 세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 흑으로선 `혹 떼려다 혹 붙인'꼴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부랴부랴 [참고도] 흑 1로 끊는 강경수단이 검토되었다.
그러나 백 2∼10까지 물흐르는 듯한 백의 수순이 그려지자 모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흑이 피곤한 싸움이라는 무언의 표시다.
어쨌든 흑 59는 시급한 갈라치기. 그런데 백 60 때 흑 61 두칸벌림은 너무 순하고 단조로웠다. 하다못해 62까지는 미끄러 들어갈 곳이 아닌가. 65까지 후수를 잡은 모습이 옹색하다. 또한 백 66 이하 삭감 때 흑 69가 실착. 당연히 `가'에 뻗을 자리.
백 70의 한방이 아프고 이어 백 72가 적절해 흑은 여기서 또다시 포인트를 잃고 있다.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