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러셀감독 '광속 정면돌파' 특명
기사입력 1998년 04월 17일 14시 40분
"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수준의 강속구를 가지고 있다. 시카고전은 자신감을 갖고 공격적인 피칭을 하느냐가 열쇠다."
LA 다저스의 빌 러셀감독이 `정면승부'를 주문했다.
러셀감독은 17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전을 끝낸뒤 인터뷰에서 "어떤 투수든지 경기를 하다보면 기복이 있게 마련이다. 지난 13일 휴스턴전의 실패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작년시즌 후반기때처럼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 자기 공에 대한 확신이 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셀감독은 아울러 박찬호가 초반 일시적인 슬럼프를 겪고 있지만 결국은 위기를 스스로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겨우 3경기를 보고 찬호를 평가할 수 없다. 풀시즌을 소화하면서 자신감을 쌓은데다 겨울훈련을 그 누구보다 충실하게 했다. 남은 경기에선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변함없이 신뢰감을 표시한 이유도 바로 한결 나아진 박찬호의 위기관리 능력 때문.
러셀감독은 "이젠 초반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타자들을 요리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올시즌 3차례 등판에서 모두 초반 대량실점의 위기를 잘 막아 팀이 역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줬다. 상대타자에 대한 분석 등 나름대로 노하우를 쌓은 덕분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러셀감독은 박찬호의 허리통증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찬호의 몸 상태는 정상적이다. 자꾸 허리가 아프다는 의식을 하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게 오히려 문제다. 다른 생각을 버리고 피칭하는 데만 신경쓴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
18일 새벽 4시20분 열리는 시카고 커브스전은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얘기다.
[시카고=민훈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