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진짜' 빈볼, 요미우리 투수 갈베스 퇴장
기사입력 1998년 04월 17일 02시 36분
주니치 `최강 톱' 이종범(28)에게 마침내 `빈볼 전쟁'이 시작됐다.
센트럴리그 5개팀이 주니치 공격의 `도화선' 이종범을 봉쇄하기 위해 `위험구(빈볼)'를 불사하는 철저한 몸쪽 승부로 나선 것.
이종범은 16일 도쿄돔 요미우리전에서 두번째 타석인 3회초 1사후 요미우리 선발 갈베스의 공을 헬멧에 맞고 쓰러졌다.
선발 갈베스는 3회초 1사후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1번 이종범을 맞아 볼카운트 2-2에서 6구째 몸쪽 높은 직구를 던졌다.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시속 144㎞.
그러나 이 공은 이종범이 미처 피할 새도 없이 헬멧에 정통으로 맞아 "딱！"하는 소리와 함께 튀어 나갔다.
고바야시 주심은 즉각 갈베스의 퇴장을 선언했다.
주니치 벤치에서는 호시노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이 몰려 나왔고, 요미우리에서도 이에 맞대응해 일촉 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
그러나 투혼이 넘치는 이종범이 툭툭 털고 일어나 1루로 걸어 나가자 소동은 가라앉았다.
이종범은 1회초 첫타석에서 갈베스에게 중전안타를 뽑아낸 뒤 2번 구지의 우중간 2루타때 홈을 밟아 시즌 6번째 득점을 올렸고, 5회 3번째 타석에서는 우완 미사와에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타자의 머리를 맞히면 고의든 아니든 퇴장당하는 일본에서 요미우리 `제2선발'인 갈베스가 일부러 빈볼을 던졌을 가능성은 적다.
단지 이종범에 대한 몸쪽 승부를 강조하다 보니 공포감을 안겨 공격적인 배팅을 하지 못하도록 바짝 붙인다는게 컨트롤이 안됐거나 공이 손에서 빠져나갔을 것으로 짐작된다.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야쿠르트전에서 ID야구의 창시자인 노무라감독이 이종범의 방망이를 무력화시킬 무기로 몸쪽 승부를 선택해 11일 경기서 사구 2개를 맞힌 데 이어 요미우리도 같은 대비책을 쓰고 있다.
[도쿄＝이준성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