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화레네감독] '보신탕' 입맛들이기
기사입력 1998년 04월 15일 15시 22분
"감독님, `멍멍탕' 먹으러 가요."
지난해 벨기에서 부임한 천안 일화의 레네 감독은 `황당한 회식'에 참석하곤 무척이나 당황했다.
선수들이 `야만스럽게도' 개고기를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을 본 것.
동물애호국인 벨기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구단 직원들은 외국인 감독을 설득시키느라 애를 먹었다.
힘을 많이 써야 하는 선수들에게 개고기가 좋다는 등, 한국에서는 보신탕이 최고의 정력제라는 등 갖은 얘기로 간신히 감독을 이해시켰다.
이제는 레네 감독도 선수들과 용인숙소 근처 `보양탕'집을 찾아 수육도 몇점 집어먹는 등 많이 익숙해졌다.
외국인 선수들도 문제였다.
처음 한국땅을 밟은 이방인들은 냄새만 맡아도 역겨운 `이상한 고기'를 보곤 고개를 돌렸다.
외국선수들에겐 사냥한 `야생 동물'이라 속였지만 이내 알아버렸다.
한국선수들이 워낙 좋아하니까 모른척 하지만 맛볼 엄두는 못내고 대신 닭고기를 먹는다.
일화 선수단이 앉은 자리에서 해치우는 양은 3마리 정도. 한번 출동하면 음식값만 150만원이다.
작년 일주일에 한번씩 `보신탕 파티'를 열었지만 레네 감독은 효과에 대해선 반신반의하는 눈치.
98아디다스코리아컵 꼴찌를 맴돌다 4위로 올라서며 `효험'이 슬슬 나타나는 것 같지만 레네 감독은 아직 보신탕 효과라고는 생각지 않는 듯 하다.
[백문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