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최씨3형제의 '그림같은 삶'
기사입력 1998년 04월 14일 15시 01분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성석동 48, 48－1, 48－2.
일산신도시에서 봉일천 방면으로 가다 벽제쪽으로 빠지면 동양연수원 맞은 편 길가에 미국풍 목조주택 3채가 나란히 들어서 있다.
색깔과 크기는 다르지만 모양은 똑같은 이 집들은 대문 하나에 울타리가 없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원목자재유통업체 （주）아산종합목재에 함께 근무하는 최씨 삼형제가 집주인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집에는 회사 대표이자 맏형인 최연용씨（46）가, 두번째로 큰 집에는 영업부장이자 둘째형인 관용씨（39）가 산다. 가장 작은 집에는 영업과장이자 막내인 준용씨（29）가 노부모를 모시고 산다.
삼형제는 IMF 한파를 맞아 한 회사에 근무하면서 한 동네에 사는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회사가 차로 10분거리인데다 아침에 출근길 카풀까지 해 교통비가 거의 들지 않아요. 또 마당텃밭에 오이, 호박, 상추, 고추, 가지, 토마토 등 각종 야채를 심어놓고 서로 나눠먹어 반찬값도 거의 들지 않지요. 퇴근후 집에서 회사 일을 상의하기 때문에 술값도 아낄 수 있습니다."
일산의 아파트단지에 흩어져 살던 이들은 한 회사에 다니면서 굳이 흩어져 살 필요가 없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96년 가을 280여평의 대지에 `저 푸른 초원 위의 그림 같은 집' 3채를 짓게 됐다고.
"콘크리트주택보다 건설비는 많이 들지만 건강에 좋고 자자손손 물려줄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이익이라는 판단에 따라 원목주택을 선택했습니다."
카페처럼 예쁜 집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드라마 헌팅맨들의 눈에도 포착돼 KBS TV 드라마 `금촌댁 사람들' 등이 이 집을 배경으로 촬영을 하기도 했다.
삼형제는 각각 5대 3대 2로 회사 지분에 참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형 못지않게 동생들의 애사심도 큰 편.
맏형 연용씨는 "건설 경기 위축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으나 어려울 때 믿고 기댈 수 있는 형제가 옆에 있어 위안이 된다"며 "IMF가 형제애를 더욱 돈독히 해줬다"고 말했다.
[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