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돌아온 '이단아' 컴백쇼
기사입력 1998년 04월 14일 14시 44분
`코트의 이단자.'
농구관계자들은 연세대 파워포워드 김수환（23）을 놓고 이렇게 부른다.
불우했던 환경 만큼이나 바스켓 인생 역시 우여곡절이 많았던 김수환.
그런 그가 지난 12일 개막된 98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를 통해 화려하게 컴백했다.
지난 1월 군에서 제대한 김수환이 13일 벌어진 중앙대전서 16득점과 함께 악착같은 수비로 팀의 첫승을 이끈 것.
이번 대회에서 연세대는 서장훈과 김택훈 양대 포스트맨의 졸업으로 골밑에 구멍이 휑하니 뚫렸다.
이에 따라 센터들의 평균 신장이 2m가 넘는 중앙대와의 대결에서 고전할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폭발적인 파워와 강인한 승부근성을 갖춘 김수환의 가세로 오히려 대등한 골밑싸움을 펼쳤고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어릴적 부모를 모두 잃고 형 밑에서 자란 김수환은 부산 중앙고 시절 매게임 30득점 이상을 터뜨리며 현주엽（당시 휘문고）과 쌍벽을 이뤘다.
지난 94년 주위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대학에 입학했지만 팀분위기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갈등 속에 팀이탈을 거듭하다 휴학했다.
학교를 떠난 뒤 잠시 실업 현대에 몸담았고 95년 11월 군에 입대했다.
힘겨운 나날 속에서도 농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그는 제대후 연세대 최희암 감독을 찾아가 복귀의사를 밝혀 팀에 합류했다.
김수환은 중앙대를 꺾은 뒤 굵직한 땀방울을 흘리며 "어렵게 농구를 다시 시작한 만큼 후회없는 선수생활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김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