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농구 천재' 허재, '기아 떠나겠다'
기사입력 1998년 04월 12일 15시 53분
97∼98프로농구 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된 허 재는 지난 11일 현대와의 챔피언결정 7차전을 마친 뒤 "이제 기아를 떠나 새로운 팀에서 제2의 농구인생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허 재는 "지난 10여년 동안 기아를 위해 후회없이 뛰었다"면서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기아를 우승시킨 뒤 명예롭게 이적을 요구할 생각이었지만 정상 문턱에서 무너져 아쉽다"고 말했다.
앞으로 3년 가량은 절정의 기량을 과시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허 재는 옮기고 싶은 팀에 대해 "나를 필요로 하는 팀이라면 어디든지 가겠다"면서 현대 SBS 대우 동양 등을 거론했다.
올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부상투혼을 펼치며 `천재'의 진면목을 과시했던 허 재는 지난해 6월에도 구단에 이적을 요구했지만 기아측이 절대불가 입장을 밝히는 바람에 좌절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후배 강동희의 그늘에 가려있던 와중에서 허 재의 자존심이 개입된 파문인 반면, 이번 이적 요구는 그가 전성기의 명성을 되찾은 상황에서 불거진 것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기아로서는 모기업이 3자에 인수될 위기에 몰려있을 뿐만 아니라 농구단도 꾸준히 매각설이 제기되고 있는 터라 허 재를 붙들 명분도 찾기 힘든 입장.
허 재의 이적 요구에 대해 기아 최상철 단장은 "이적은 선수가 요구한다고 모두 이뤄지는 게 아니다"라면서 "일고의 가치도 없는 돌출행동"이라고 말했다.
[류성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