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이세돌 초단●최명훈 6단
기사입력 1998년 04월 10일 14시 23분
제10보(131∼145)＝최근 이 기전 본선에 오른 안영길 초단이 입단하자마자 18연승의 대기록으로 돌풍을 몰고 왔지만 `초단 공포'를 몰고 온 장본인은 이 판의 이 초단이 선배격.
작년 세계기전(LG배) 본선에 최연소, 최저단으로 오른 바 있고 국내기전에서도 도전자 결정전까지 오르는 등 초단의 신분으로 각 기전에서 돌풍의 핵으로 떠오른 지 이미 오래.
하지만 최 6단 앞에만 서면 왠지 작아지는 이 초단이다. 각종 기전 예선, 본선 할 것 없이 아직 최 6단에 판 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이 초단인 것.
물론 최 6단이야 국내 `4인방'의 그룹에 끼는 정상급이긴 하지만 선배들이 후배의 질주를 방관내지 허용하는 것보다 최 6단처럼 확실히 꾹꾹 눌러주는 선배들이 많을 때 바둑계는 보다 풍성해지는 것이 아닐까.
어쨌든 이 판에서 이 초단이 최 6단의 콤플랙스를 깰 수 있을지 지켜보기로 하자.
전보에서 흑 31은 중대한 수순착오라 했다. 먼저 흑 39로 찌르는 것이 수순. 만약 실전처럼 백이 40에 끊어준다면 이젠 실전의 흑 31∼37까지 문답을 거친 뒤 흑 41로 나가는 것이 정수순이었던 것.
다시 말해 미리 흑 31, 백 32의 손해교환을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그런데 실전은 백이 40으로 덥썩 끊어주는 바람에 41까지 흑이 의도한대로 풀려 다행.
따라서 백 40이 손따라 둔 대악수. [참고도] 백 1로 하변의 뒷맛을 없앤 뒤 흑 2로 보강할 때 대망의 곳. 백 3에 선착했으면 여전히 백이 유망한 국면이었던 것. 흑 2를 손빼면 백 A로 백 5점이 살아가는 수가 있음을 확인 바란다. 선수로 백 5점을 잡고 45에 선착해서는 대번에 역전무드.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