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이세돌 초단●최명훈 6단
기사입력 1998년 04월 07일 16시 03분
제7보(86∼100)＝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말까지 이어진 `조－서'시대에 다른 기사가 타이틀 반열에 오른 경우는 하찬석 8단(84년)과 강훈 9단, 두 기사 뿐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모두 이 기전 전신인 `박카스배'에서의 일이다.
80년대말 급속히 부상한 이창호－유창혁의 걸출한 스타들에 의해 90년대초까지 이른바 `4인방' 시대가 구축되었다. 그러다 서봉수 9단의 급속한 퇴조와 함께 이창호 9단의 독주에 `조－유'가 따라붙는 `3인방'시대로 접어들었으며 이 기간 동안 위 4명을 제외한 다른 기사가 타이틀을 거머쥔 적은 물론 없다.
그렇다면 현 `3인방'에 가장 근접한, 아니 타이틀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기사를 꼽으라면 이 판의 최 6단을 지목하기에 이제 아무도 주저하지 않는다.
유창혁 9단의 국내기전 부진으로 인해 최근 3년동안 국내무대는 `이－조 '의 독무대. 그런데 작년까지 이 9단에 어느 정도 버티던 조 9단이 올해들어 벌어진 4개기전에서 연달아 패하며 일패도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최 6단이 이럴 때, 조 9단을 제치고 이 9단 앞에 나서야 할 기회인데 그것이 아직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9단 앞에 나아가려면 조 9단의 벽부터 넘어야 하는데 통산전적 3승11패가 말해주듯 최 6단으로선 정상정복의 가장 큰 장애물이 조 9단이며 앞으로 `타도1호'인 셈이다.
86까지 서로 끊고 끊긴 싸움은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혼전인데 주도권은 백쪽에 있다. 87까지 흑은 모양에 구애받지 않고 어렵사리 백의 포위망을 뚫고 있다. 그러자 백도 상변 백말을 안정시킬 차례. 백 94 때 흑 95가 국후 최 6단이 후회한 수. 무조건 [참고도] 흑 1로 이단 젖혀갈 곳이라는 것.
5까지 상변 백말도 아직 불확실해 충분히 싸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전은 100까지 백이 편한 국면이 되었다는 것이 최 6단의 불만인데….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