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무창포] '모세의 기적' 손님끌기 경쟁
기사입력 1998년 04월 07일 16시 03분
한국판 `모세의 기적'도 경쟁시대.
해마다 4월말 바닷길이 열려 관광객을 유치해왔던 전남 진도가 올해는 복병을 만났다.
진도 영등제가 펼쳐지는 이달 26∼28일에 충남 보령시 무창포해수욕장 앞바다도 갈라져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진도의 바닷길이 저녁에 열리는데 비해 무창포는 오전에 바다가 갈라진다. 진도 바닷길은 뻘밭이 많아 장화가 필요하지만 무창포 바닷길은 모래바닥이어서 맨발로 걸어갈 수 있다.
그러나 진도의 바닷길은 길이 2.8㎞, 폭 40m이며, 무창포의 바닷길은 길이 1.5㎞, 폭 15m로 규모와 명성에서는 진도가 앞선다.
진도에선 해마다 바닷길이 열릴 때마다 영등제를 개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진돌이행진, 뽕할머니 제사, 큰 씻김굿, 영등살놀이(26일), 남도 들노래, 강강술래, 영등살노래판(27일), 닻배노래, 진도북놀이, 해변가요제, 바닷길 영합회(28일) 등 주요행사와 해상 선박 퍼레이드, 진돗개 묘기자랑, 관광사진 전시회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를 준비했다.
매달 1∼2회 바닷길이 열리는 무창포는 정월 대보름날에만 바닷길 행진과 대보름 축제가 열리며 나머지 시기에는 특별한 행사가 없다.
그러나 오는 28∼29일쯤엔 무창포 바다가 갈라지는 것을 보러 떠나는 관광열차가 서울에서 출발한다.
▲진도바닷길
전남 진도군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리 사이 2.8㎞의 바다가 해마다 음력 3월초나 보름 때 조수 간만의 차이로 갈라진다.
1975년 이 장면을 본 주한 프랑스대사 피에르 랑디씨가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라며 프랑스신문에 소개함으로써 전세계에 알려지게 됐다.
올해 바닷길이 열리는 절정의 시간은 26일 오후 5시 21분, 27일 오후 6시 1분, 28일 오후 6시 41분이다.
▲무창포바닷길
무창포는 충남 대천해수욕장에서 약 10㎞ 정도 떨어져 있다.
이곳은 오랫동안 군사보호지역에 묶여 관광객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3년전 개방된 다음부터 찾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특히 이곳의 낙조는 서해안 제일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달에 바닷길이 열리는 절정의 시간은(당일 풍랑과 일기 사항에 따라 차이가 있음) 25일 오전 9시 44분, 27일 오전 10시 29분, 28일 오전 11시 13분, 29일 오전 11시 56분으로 절정시간보다 한시간 먼저 현지에 도착해야 한다.
[김순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