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명당] 서울 답십리 한성실업빌딩 건너 구멍가게
기사입력 1998년 04월 03일 14시 47분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한성실업빌딩 건너편 버스정류장.
이 버스정류장옆 허름하고 간판도 없는 3평짜리 구멍가게가 있다.
지난 8일 추첨한 제130회 더블복권의 1등 당첨자를 낸 곳이다.
이곳에서 버스표를 사러갔다가 처음으로 구입한 복권 한장이 3억원의 행운을 불렀다는 구모씨（33）는 당첨사실에 너무 놀라 자신의 성경책에 3일간 복권을 보관했다고 한다.
왕복 6차선도로 주변에 복권을 파는 집은 이곳 뿐이다.
가게문에 조그맣게 붙어있는 복권스티커 말고는 이 가게가 복권을 판매하는 곳인지 아닌지 구별이 안된다.
가게안도 마찬가지. 과자, 사탕, 라면 등 일용품이 빼곡히 들어찬 가게안 복권판매대는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버스표를 사려는 사람들과 동네 단골들은 부지런히 이 구멍가게를 찾고 있다.
구멍가게 주인은 "1등당첨자가 누군지 모르고 인사도 없었지만 추첨일이 며칠 지난 뒤 어떤 여성이 가게에 들러 더블복권 1등당첨번호가 이곳에서 판매된 것이라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이곳에서 더블복권을 구입하려던 사람들은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더블복권이 동났기 때문이다. 주인은 더블복권의 `증발'이유에 대해 입을 다물었지만.
여하튼 이 조그만 구멍가게에 `축복'이 내린 것만은 사실이다.
[이기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