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대위] 낙오병 독려 사력다하다 순직
기사입력 1998년 04월 03일 02시 34분
천리행군 도중 탈진해 숨진 특전사 흑룡부대 김광석 대위（28．학군 30기）가 끝까지 사고현장에 남아 낙오병들을 독려하다가 순직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일 육군에 따르면 중대장을 맡고 있던 김대위는 1일 밤 9시30분쯤 민주지산 5부능선에서 악천후로 대원들이 하나 둘씩 낙오하고 탈진 증상을 보이자 맨뒤에서 낙오병들을 추스르며 행군했다.
그는 앞서 간 9지역대 대원들에게 연락을 취한 뒤 대대장과 함께 낙오된 부하 20여명을 모아 구조대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
탈진으로 쓰러질 것 같았지만 추위에 지쳐 잠이 들려는 대원들을 깨우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녀야 했다.
마침내 구조요청을 받고 2일 오전 6시쯤 특전사 수색대원들이 도착했으나 김대위는 현장에서 쓰러져 더이상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
충북대 낙농학과를 졸업한 김대위는 지난 95년 3월 부인 양현숙씨（29）와 결혼, 세살바기 딸을 뒀다.
그는 훈련 때문에 결혼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신혼여행을 가지 못해 오는 6월 전역한 뒤 제주도로 뒤늦은 신혼여행을 떠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흑룡부대는 김대위를 비롯해 훈련도중 숨진 6명의 대원들에게 1계급 특진과 함께 훈장 추서를 상급부대에 건의키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