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80년대초 대학그룹 '실직자돕기 콘서트' 연다
기사입력 1998년 04월 02일 14시 47분
"사회의 주축이 된 동년배들의 아픔을 노래로 위로하겠습니다."
`불놀이'의 옥슨, `연'의 라이너스, `구름과 나'의 블랙 테트라, `하늘색 꿈'의 로커스트 등 80년대 초반 가요계를 장식했던 대학생 그룹의 주역들이 다시 뭉쳐 오는 15일부터 22일까지 서울 대학로 라이브극장 1관에서 실직자 돕기 콘서트에 나선다.
`어제의 용사들'은 가수 홍서범（40）을 비롯해 한태준（39．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이홍원（40．무역회사 경영） 문영삼（40．제조업） 최광수（40．건축사） 고상록（41．음반제작） 등 6명.
이들은 모두 지난 79년과 80년 TBC `젊은이의 가요제'로 가요계의 문턱을 두드렸던 동지들이다. 옥슨에서 활동했던 홍서범을 비롯, 문영삼（베이스） 최광수（기타）는 라이너스, 고상록（기타）과 이홍원（드럼）은 블랙 테트라, 한태준（기타）은 로커스트 출신.
대학 졸업과 함께 평범한 사회인이 된 이들은 지난해 10월, "가요계가 너무 10대 위주로 흘러가다 보니 우리 나이에도 들을만한 노래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다시 기타와 스틱을 잡았다.
홍서범의 스튜디오에서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이들은 1개월만에 홍대앞 라이브 카페 `프리버드'에서 첫 무대를 가졌다. 리더격인 홍서범은 "기대 이상이었죠. 20대들도 신이 나서 들썩거렸는데 30대 이상은 아예 자지러지더군요"라고 말했다.
여기에 용기백배한 이들은 B.O.L.L（블랙 테트라, 옥슨, 라이너스, 로커스트의 머릿글자）이라는 팀 이름을 짓고 `정식 활동'을 결의했다. 바로 이때가 한국이 IMF의 철퇴를 맞은 시점.
"40대면 한창 일할 나이인데 실직자가 된 친구들을 보니 가슴이 아프더군요. 뭔가 우리가 도울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콘서트를 열게 된거죠."
레퍼토리는 자신들의 대학시절 히트곡 외에도 제이 가일스 밴드의 `컴백', 러버보이의 `워킹 포 더 위켄드',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 등 `아저씨'들의 피를 끓게 하는 올드 넘버들로 짤 예정.
"실의에 빠진 사람들이 목이 터져라 함께 노래를 부르며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이들은 5월쯤 추억을 새롭게 할 앨범 발매도 계획하고 있다.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 오후 4, 7시. 문의는 （02）766－5417
[송원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