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고국팬 '어려움 호소'에 잠설쳐
기사입력 1998년 03월 30일 14시 10분
박찬호가 요즘 `IMF 고민'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유일하게 잘나가는 한국인이라는 농담까지 듣는 박찬호가 `IMF 고민'을 하게 된 것은 한국 팬들의 고통이 그대로 전달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박찬호는 "밤잠을 설칠 정도로 많은 분들의 고통이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팬 레터 중에는 고통에 대한 하소연은 물론,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내용도 여러가지.
사업이 안되고, 집안에 우환이 있고, 경제적으로 곤란해 학업을 계속할 수 없고, 또 좋은 일을 하는데 자금이 모자라는 일까지 적고 있다.
1억원만 도와달라는 배짱있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신파조로 동정심에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
박찬호는 "팬레터는 항상 내게 큰 힘이 되어왔는데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도움을 청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져 가슴이 아프다"고 말한다.
외롭고 힘든 시절 날아드는 팬레터로 박찬호는 힘을 얻었고 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졌었다.
그런데 요즘은 팬 레터의 상당 부분이 우울하고 절박한 내용들이어서 박찬호를 심란하게 만들고 있다.
무작정 도와줄 수도 없고, 무시하고 넘기자니 가슴이 아프다.
심지어는 펜레터를 그만 읽을까 하는 고민까지 하고 있다.
IMF 고통의 시대를 사는 우리네의 애환이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는 박찬호에게도 그대로 전달되고 있는 셈이다.
[LA＝민훈기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