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결정전] 현대'스피드' 냐 기아'템포농구냐'
기사입력 1998년 03월 29일 16시 20분
`스피드 바스켓볼'의 현대냐, `템포 바스켓볼'의 기아냐.
패기의 대전 현대와 노련미의 부산 기아가 맞붙는 FILA배 97∼98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 4선승제）이 31일 개막된다.
프로농구 2대 챔프 자리를 놓고 `마지막 승부'를 펼칠 양팀은 그동안 걸어온 길은 물론, 팀 컬러까지 대조적이어서 더욱 흥미를 끈다.
기아는 프로농구 원년 우승 팀인 반면, 현대는 최하위권（8개팀 중 7위）에 머물렀던 팀.
특히 기아는 아마시절 농구대잔치서 7회 우승의 위업을 이룩하는 등 줄곧 `영광의 길'을 걸어온 반면, 현대는 기아를 몇배 능가하는 집중적인 투자에도 성적은 부진해 감독이 계속 경질되는 등 악전고투해 왔다.
현대로선 지난 86년 농구대잔치 우승 후 무려 12년만에 `한이 서린' 우승에 도전하는 셈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현대가 우세하다.
올시즌 개막전부터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혀 온 현대는 정규 리그서 기아를 4승 1패로 압도하며 우승한 반면 기아는 3위에 그쳤다.
현대는 또 정규 리그 우승으로 플레이오프 준결승에 직행한데다 4위팀 동양을 3연승으로 꺾어 체력 소모가 거의 없는 상태.
반면 대우 LG와 준준결승부터 8게임을 치른 기아는 체력 소모는 물론, 허 재와 피닉스의 부상으로 정상적인 전력 가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기아는 `단기전 승부'에서 무서운 응집력을 발휘하는 등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기 때문에 성급한 예측을 불허한다.
현대의 최대 무기는 `컴퓨터 가드' 이상민을 축으로 한 `속공'.
현대는 이상민 조성원 추승균 등이 체력과 스피드를 앞세워 `인파이터'처럼 끈질기게 기아를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아웃복서'처럼 이를 받아넘기며 강동희 김영만 김유택 등을 앞세워 완급을 조절하는 노련한 `템포 바스켓볼'로 이에 맞선다는 전략.
결국 현대와 기아의 승부는 맥도웰－웹（현대）과 리드－피닉스－김유택（기아）의 골밑 싸움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