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비화X파일] (2)스트립쇼 호스트바
기사입력 1998년 03월 27일 16시 14분
`위험한 장사가 많이 남는다'는 말이 있듯이 호스트바는 단속만 피할 수 있으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다.
호스트바 동업자 권성환（25．가명） 박정률（24．가명） 손형수（23．가명） 등은 단속에 걸리지만 않으면 떼돈을 벌 수 있다고 판단, 기발한 수법을 짜냈다.
영업장을 수시로 옮기고, 고객들과 핸드폰으로만 연락을 한 뒤 승합차로 고객을 실어날랐다.
또 비밀유지를 위해 `접대부（接待夫）'인 미성년자들을 24시간 감시하며 합숙시켰다.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무려 6개월 동안이나 단속을 피할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철저하게 비밀영업을 했기 때문이다.
영업장은 단란주점이나 룸살롱을 빌렸다.
이들 업소의 영업이 끝나는 자정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쓰기로 하고 월 150만원에 임대했다.
요즘 같은 불황에 장소만 잠깐 빌려주면 월 150만원을 준다는데 마다할 업소는 없었기에 얼마든지 영업장을 옮겨다닐 수 있었다.
영업장 문을 밖으로 잠그고 영업을 하며 한명은 문 밖에서 무전기를 들고 망을 보며 단속에 대비하기까지 했다.
이들은 또 생활정보지 등에 웨이터 모집 광고를 낸 뒤 체격이 좋고 잘생긴 10대 청소년들을 골라 접대부로 고용해 이들 얼굴 사진과 핸드폰 번호가 담긴 명함을 찍어 유흥업소에 뿌렸다.
장사는 잘 됐다.
그러나 돈 욕심에 눈이 어두운 이들은 당초 접대부들에게 약속했던 팁을 갈취하기 시작했다.
팁의 30％를 접대부에게 주기로 했으나 숙식비 명목으로 갈취했고, 반항하는 접대부들에게는 주먹을 휘두르기도 했다.
권성환 등은 군동기로 실업자인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하다 호스트바를 차리기로 했다.
영업장소는 유흥업소가 많아 여성손님 확보가 쉬운 구미로 결정했다.
구미는 과연 `물'이 좋았다.
미성년자 접대부를 쓰는 호스트바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으로 술집 마담과 여종업원들이 영업을 끝낸 뒤 삼삼오오 찾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결국 밟히는 법.
영업시작 6개월만에 이들의 성공 신화는 깨졌다.
접대부 한명이 극적으로 탈출, 부모와 함께 경찰에 신고한 것.
경찰은 수사 착수 1주일만에 권성환 일당에 수갑을 채우는 데 성공했다.[끝]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