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수] 오른손 장거리포 '너를 믿는다'
기사입력 1998년 03월 23일 14시 49분
LG는 올시즌 외국인 타자를 뽑지 않았다.
왼손타자 일색인 LG는 장거리포를 갖춘 오른손 타자가 필요했는데도 말이다.
그때마다 천보성 감독과 김용달 타격코치는 알듯모를듯한 미소를 흘렸다.
"우리 팀에는 이미 외국인 타자가 있습니다."
프로 5년차 최동수（27）가 바로 주인공.
최동수는 지난 22일 대구 삼성과의 시범경기에서 1루수겸 6번타자로 나가 솔로홈런을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 공포의 방망이를 휘둘렀다.
3, 8회초에는 정확한 방망이질로 누상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고, 9회 1사에서는 맘먹고 휘둘러 왼쪽담장 너머로 타구를 날려보냈다.
작년부터 포수에서 1루수로 수비위치를 바꾼 최동수는 턱부상으로 빠진 서용빈의 빈자리를 메우게 됐다.
작년에도 지명타자나 대타요원 1순위로 꼽혔던 최동수는 시즌초 오른쪽 무릎을 다쳐 54경기 밖에 뛰지 못했다.
그러나 25안타（타율 0.223） 가운데 홈런이 7개, 3.57안타 가운데 한개꼴로 홈런을 때려내는 괴력을 보였다.
외국인 못지않은 파워 뿐 아니라 성실한 훈련 태도가 장점.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는 밤 12시까지 타격코치를 쉬지 못하게 했었고, 22일 진주숙소로 돌아와서도 스윙 훈련을 거르지 않았다.
"우리팀에 오른손 장거리포가 없다는 소리는 못하겠지. 시즌중에는 최동수를 3, 4, 5번 가운데 한자리에 포진시킬 겁니다."
천감독의 말처럼 LG타선에 `최동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전동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