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캠퍼스 절약운동 '1회용품 사절'
기사입력 1998년 03월 18일 15시 17분
대학가에서 일회용품들이 급속도로 사라져 가고 있다.
환경보호운동이 확산되면서 철퇴를 맞았던 도시락, 접시, 종이컵 등 각종 일회용품들이 최근 각 대학이 펼치고 있는 절약운동에 의해 거의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그렇다고 학생들이 새로운 불편을 겪는 것은 아니다.
일회용품의 편리성을 보완할 수 있는 온갖 기묘한 아이디어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양대 체육대학 매점에서는 최근 일회용 컵라면을 싹 치워버렸다.
컵라면을 아예 팔지않기로 한 것이다.
대신 학생들이 직접 끓여 먹을 수 있도록 6대의 가스레인지와 냄비를 비치해 뒀다.
가격은 종전의 컵라면과 같은 600원.
아무래도 컵라면 보다야 손이 더 가는 일이라 매출의 격감이 예상됐으나 의외로 학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그래서 조만간 가스레인지를 더 비치할 계획이다.
경희대의 경우 일회용 종이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신입생들에게 등산용 컵을 입학선물로 나눠줬다.
하루에도 수천개에 이르는 종이컵의 낭비를 없애자는 의도에서였다.
이러한 일회용품 줄이기운동은 성적에 반영되기까지 한다.
상당수의 교수들이 이면지를 활용한 리포트 작성을 권장하고 있는데 일부 교수들은 이를 어기는 학생들에게 감점의 불이익을 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한양대 체육대학 학생회장 박민규군은 "매점에서 컵라면을 없앤 것은 참 잘한 일인 것 같다"면서 "앞으로 다른 대학들과의 협의를 통해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개발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손시원 명예기자(한양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