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한국식 야구로 승부'
기사입력 1998년 03월 16일 15시 00분
주니치 `폭풍' 이종범（28）이 한국식 야구로 일본을 이기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5일까지 시범경기 7게임을 치른 이종범은 31타석에 나서 홈런 2개 포함, 23타수 6안타（0.261）에 6타점 6득점 3도루（도루실패 1개）의 성적을 냈다.
4구 7개를 골라 4할3푼3리의 출루율과 5할2푼1리의 장타율을 기록중이다.
비교적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이종범은 경기 후 기자들에게 받는 질문 공세때마다 내세우는 답변이 있다.
바로 "한국에서 처럼하면 된다"는 것.
일본 야구에의 적응이 이종범의 성공 열쇠라고 보는 견해를 정면으로 뒤집는 말이다.
이같은 이종범의 말은 바둑에서 조훈현 이창호 등의 `한국류'가 세계 바둑을 휩쓰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동안 나고야에서의 자율훈련,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느낀 것이 바로 한국적인 요소를 최대한 살리면 일본 프로야구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것.
일본 투수들이 한국 투수들에 비해 공이 빠르다거나 변화구의 낙차가 크다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단지 컨트롤이 정교하고 스트라이크존에 비슷한 유인구를 잘 던지지만 4구를 7개나 골라내 이에 대한 대비도 완벽함을 입증하고 있다.
도루와 주루의 경우에도 투수의 견제능력, 포수의 송구력이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다고 보고 있다.
"공－수－주에서 한국에서의 플레이처럼만 하면 `OK'다. 그 과정에서 상대에 대한 미세한 분석 등 일본적인 요소를 익혀가면 올시즌 목표인 3할, 50도루, 4할대 출루율은 자신있다."
야수 해외진출 1호인 이종범이 부르짖는 한국 야구의 `자존심 선언'이다.
[지바=이준성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