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석] 화려한 마무리보다 궂은일 전담
기사입력 1998년 03월 15일 15시 45분
"올해는 더 바빠지겠는데요."
LG 차명석（29）은 일복이 터진 선수다.
다른 투수들은 선발, 마무리다 해서 정해진 기간과 상황에 따라 등판하지만 `미들맨' 차명석은 경기마다 `5분 대기조'다.
중간계투조 중에서도 롱릴리프.
초반에 큰 점수차로 뒤지지 않는한 차명석의 등판은 예정된 수순이다.
지난 시즌 차명석은 시즌최다 두번째인 68경기에 출전해 119⅓이닝을 던졌다.
순전히 중간계투로만 마운드에 올라 11승4패 7세이브의 걸출한 성적을 올렸다.
이상훈이 빠져나간 뒤 천보성감독은 팀내에서 컨트롤과 변화구 구사능력이 가장 뛰어난 차명석의 마무리 중용을 신중히 검토했다.
하지만 결론은 `불가'.
차명석을 마무리로 돌릴 경우 투수진 전체가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것이 이유였다.
특히 선발진이 불안한 LG 팀사정상 든든한 허리는 절대적이다.
"솔직히 개인적으론 소방수로 뛰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팀 여건이 허락치 않으니 어쩔 수 없죠."
중간계투가 임무인 차명석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지칠줄 모르는 체력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잠실, 괌, 오키나와로 이어지는 석달동안의 겨울훈련 동안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을 중점적으로 치렀다.
오키나와에서 가진 연습경기에도 세차례 등판, 5이닝 동안 2점만 내주는 만족할만한 성적을 거뒀다.
작년까지 각도 큰 커브와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을 요리했던 차명석은 올시즌엔 오른쪽 타자의 몸쪽을 과감하게 찌르는 새로운 투구패턴을 선보일 작정이다.
중간계투의 중요성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차명석. 그래서 LG 마운드에는 여전히 `희망'이 비친다.
[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