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정대상 7단●안영길 초단
기사입력 1998년 03월 15일 15시 45분
제7보(115∼135)＝이 판은 안 초단이 11연승째를 거둔 한판이었다. 프로 데뷔전에서 패한 뒤 `테크론배'에서 파죽의 5연승으로 본선에 진출했고, 이 기전에서도 1차예선부터 승승장구하며 6연승으로 기어코 본선에 진입했다.
입단 후 2개기전의 본선을 단숨에 점령해버린 것인데 최근 연승행진이 18연승에서 끝났지만 프로초단으로서는 지금까지 없었던 대기록이다. 안초단의 돌풍은 요즘 한국 바둑계에 신선한 자극제가 되고 있음에 틀림없다.
흑 15로 때려내서는 승부가 결정됐다. 그 크기도 크기지만 그 위력이 전국에 미치는 힘은 판을 압도한다. 정밀한 수읽기가 밑받침 되지 않은 감각적인 수에 매달려온 결과가 이런 참상을 가져온 것이다.
실로 순식간에 일어난 변화였으며 `백으로선 흑의 정밀한 수읽기의 덫에 걸려 힘한번 써보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
정 7단은 본능적으로 승부가 결정된 것을 느끼지만 아직 중반이고 해서 싹싹하게 던질 시기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힘을 내보려는 백인데 둘 곳도 많은 지금 18로 중앙을 견제해야 하는 것이 또한 쓰라리다.
국후 백은 [참고도] 1로 반상최대의 곳을 두어놓고 흑 2엔 3으로 연속 큰 곳을 차지하는 그림도 그려졌지만 6까지 중앙일대가 방대해져 이것 역시 백의 역불급인 국면.
따라서 백은 18로 중앙을 견제해 놓고 27과 28의 곳을 맞보자는 계산. 하지만 흑 31로 연속 틀어막음이 선수로 듣고 35까지 중앙도 어느 정도 확보하니 흑의 승세는 요지부동. 이것이 모두 15로 따낸 빵때림의 위력인 것이다.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