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실] '장미희 복사기'
기사입력 1998년 03월 15일 15시 45분
장미희 VS 이경실.
`장미희(40)가 없었더라면 이경실(33)도 없었다'.
최고 코미디언의 최고스타 따라하기가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경실이 코미디프로에서 하고 있는 "똑, 사세요"에 이어 MBC 인기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의 `이경실 교수'도 바로 장미희가 모델이라는 설이 나와 더한층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
MBC TV `오늘은 좋은날'의 하이라이트 코너인 `울엄마'에서 이경실은 아기를 업은채 아이들 끌고 `똑(떡) 사세요'를 외치며 인기드라마 `육남매'의 장미희를 패러디하고 있다.
워낙에 코미디연기파이기도 하지만 눈하나 깜짝 안하고 천연덕스럽게 `똑'을 외치며 드라마속의 장미희를 흉내내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배꼽을 빼내고 있다.
제작진과 이경실이 명확히 설명하고 있진 않지만 `남자셋 여자셋'의 이경실 모습이 그동안 명지대 사회교육원 교수였던 장미희를 본땄다는 설도 파다하다. 극중 `이경실교수'가 노처녀인데다, 미모인 점, 그리고 가끔씩 `우아한 장미희 말투'를 흉내내는 점이 영락없는 왕년의 톱스타인 것.
여기에다 이경실이 "밤에 잠이 안와 바늘로 허벅지를 찌른다"며 한술 더뜬 코미디를 보내며 인기를 끌어, 원래 게스트였다가 이제는 `남자셋∼'에 없어서는 안될 고정배역이 됐던 것.
이들의 숙명적인 인연은 94년 아태영화제에서 장미희가 `사의 찬미'로 여우주연상을 탈때 했던 `아름다운 밤입니다'란 소감을 이경실이 내내 흉내를 내면서 시작됐다.
이 말이 인기를 끌어 MBC가 직후 장미희를 초청한 모 프로그램에서 일반인들의 `아름다운 밤' 흉내내기를 녹화 삽입하려하자, 당시 이경실의 흉내를 못마땅해했던 장미희가 이를 제지시켰다는 후문도 있다.
이같은 사실을 전해들은 이경실은 얼마전 SBS `이홍렬쇼'에 나와 "장미희씨가 날 미워하면 계속하겠다. 이럴때 `떡장사'나 할까보다"고 말해 묘한 감정대립도 표현했다.
한편 이에 대해 장미희는 "전에는 자꾸 흉내내는게 기분나빴지만, 요즘은 강의하랴 연기하랴 바빠 신경쓸 여가도 없고 개의치 않겠다"고 말했다.
[이준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