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강씨] 천년간 이어져온 대금의 단아한 선율
기사입력 1998년 03월 12일 15시 33분
`대금의 명인' 이생강씨(61)가 14일 오후 7시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대금산조 발표회를 갖는다.
주제는 `천년의 소리'. 1천300년 전 신라 신문왕 때부터 이어져 온 대금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무대다. 96년 인간문화재가 된 이후 처음 갖는 개인공연이다.
이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금연주는 물론 7종의 관악기를 자유자재로 다룬다. 피리로 색소폰, 퉁소로 플루트 소리를 내는 `관악기의 달인'이다.
이번 공연에서도 대금을 비롯, 단소 소금 퉁소 피리 등을 다채롭게 선보인다.
연주작품은 `대금산조합주', `단소산조', 대금보다 조금 작은 소금의 `강원풍류', `피리산조' 등. 특히 돌장 군악 남도굿서리 등으로 이뤄진 호남 지역의 `남도대풍류'는 전승이 거의 끊어져 가는 작품을 무대화하는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승무전수조교 임이조씨가 특별출연, `태평소와 한량무'를 선사한다.
산조를 창시한 박종기, 한주환 등 대가의 가락을 모두 섭렵한 이씨는 한국 대금의 계보를 잇는 연주자. `천상의 소리', `신의 소리'라는 평가를 들을만큼 청아하고 깊은 소리를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대음악과의 교류에도 관심이 많아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낸다. 이번에도 전통무예와 젓대가 어우러진 창작곡 `뫄한뭐루－망경무'을 처음 선보인다.
지난해 연주시간이 장장 73분이나 되는 `대금산조', 무용음악 `살풀이'를 발표했고 피아니스트 임동창씨와 듀오음반 `공감'을 내기도 했다.
`공감'에서는 직접 제작한 쌍피리로 `올드랭 사인',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연주, 아일랜드의 백파이프소리를 재현해 감탄을 자아냈다.
37년 도쿄 출생으로 한주환선생에게서 대금산조를 배웠고 전주대사습 장원(78년), KBS방송대상(84, 87년) 등을 차지했다. 국악협회 부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02)742－7484
[임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