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나카타 한국계 3세
기사입력 1998년 03월 10일 15시 26분
일본 축구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나카타는 한국인 할아버지와 일본인 할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3세라는 사실이 최근 일본 유력지 아사히（朝日） 신문의 추적으로 밝혀졌다는 것.
그러나 아사히신문과 일본축구협회는 나카타가 일본 축구의 간판 스타인 점과 본인의 의사를 존중, 비（非）보도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스포츠 예능 야쿠자 등 한국계가 많기로 알려진 일본 사회의 `3다（多）' 설이 또한번 사실로 입증됐다.
나카타가 한국계 3세라는 사실은 아사히신문 사회부가 내년 봄부터 3개월 장기 기획으로 준비하고 있는 `재일동포 특집' 취재 과정에서 밝혀졌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교포 사회의 일각에서 나돌던 나카타의 한국인 3세설（說）을 추적하기 위해 나카타의 출생지인 도쿄 서쪽 야마나시（山梨）현 니라사키시（市）에 취재진을 급파, 주변 취재를 통해 이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니라사키시에 살고 있는 나카타의 부친과 일본인 어머니는 이같은 사실을 극구 부인했으며 나카타도 취재진에게 "그런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교포 사회에선 "생김새로 보아 나카타가 한국인의 피를 이어 받았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얘기가 이전부터 공공연히 나돌았다.
3년전 니라사키고（高）를 졸업하자마자 96애틀랜타 올림픽 대표팀에 전격 발탁된 나카타는 10년간 일본 축구계를 장악해 온 미우라（31）의 아성을 단번에 깨뜨린 신화적인 선수.
지난 7일 끝난 제4회 다이너스티컵 국제축구대회 MVP로 뽑힌 나카타는 1m75, 67㎏의 아담한 체구지만 파워 넘치는 미드필드 플레이와 가공할 패싱력을 앞세워 일본을 월드컵 본선에 극적으로 끌어올리는데 주역을 맡기도 했다.
한국이 지난해 11월 1 한－일전（잠실）에 이어 올 `3．1절 한－일전（요코하마）'서 2연패 수모를 당한 것도 결국 나카타 때문이어서 묘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도쿄=김동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