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업] 영어능통 컴퓨터도사 어서옵쇼
기사입력 1998년 03월 10일 15시 26분
"외국어 잘 하는 컴퓨터광은 다 모여라."
사상 최악의 구직난속에 해외 취업이 실직자들에게 한줄기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IMF 한파 이후 원화 가치가 폭락함에 따라 국내 인력을 낮은 보수로 충원할 수 있다고 판단한 선진국들이 앞다퉈 국내 헤드헌터 업체들에 구인 신청을 내고 있는 것.
이들이 한국에 요청하는 인력은 대부분 컴퓨터 관련 경력자들. 보수는 우리 돈으로 연봉 6천만∼1억 6천만원선이다.
취업이 확정되면 취업 비자를 받아 현지로 떠나게 되는데 본인이 희망할 경우, 가족을 동반할 수도 있다.
이들이 이처럼 좋은 조건을 내건 것은 국내 근로자들의 실력이 뛰어난데다 전세계적으로 컴퓨터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도 유독 한국에만 정리 해고된 컴퓨터 전문가들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현지에서 전문가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여서 한국인 근로자 잡기에 혈안이 돼 있다.
국내 고급 인력의 해외 수출업무를 하고 있는 얼라이브 컨설팅의 한 관계자는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는 연간 25만∼30만명의 컴퓨터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때문에 현지업체들은 경력 5년 이상의 전문가라면 무제한 채용할 뜻을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실제로 해외 취업에 성공한 예는 드물다.
현지에 취업하려면 중급 이상의 영어 회화 실력이 필수적인데 국내 컴퓨터 전문가들 중 이 조건을 충족시키는 사람들은 2% 미만이라는 것.
HT컨설팅의 김낙기 사장은 "해외에서는 사람을 보내달라고 아우성인데 지원자들 대부분 어학 실력이 모자라 안타깝기 그지 없다"며 "영어 잘하는 컴퓨터 실력자들이 와주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