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정리해고 운명
기사입력 1998년 03월 08일 15시 16분
`정리해고' 바람이 사회 구석구석을 훑고 있는 가운데 프로농구판에도 대규모 정리해고가 예고되고 있다.
프로농구에서도 대대적인 정리해고 사태를 맞게 된 원인은 `IMF 한파'가 아닌 샐러리캡에 따른 `드래프트 한파'.
9일 열리는 대졸신인 드래프트에서 새얼굴들은 프로구단에 지명되면서 화려한 `취업'을 하게 되지만 각 구단의 2진급 선수는 물론 일부 주전급 선수들까지 상당수가 정리해고 당할 운명에 처하게 된 것이다.
올해 대졸신인 드래프트에는 현주엽（고려대） 김택훈（연세대） 윤영필（경희대） 이은호（중앙대） 등 기라성같은 스타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10년 이내에는 찾아보기 힘들 화려한 드래프트'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프로출범으로 인해 장밋빛 직장을 마련했던 많은 선수들은 물갈이할 절호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구단의 강압에 의해 드래프트 직후 길거리로 내몰릴 게 뻔하다.
특히 `대졸 최대어' 현주엽을 지명하게 되는 구단의 경우 가장 심한 정리해고의 철퇴가 내려질 전망이다.
10개 구단 가운데 사정이 가장 심각한 것은 1∼4순위 우선지명권이 주어진 SK 삼성 SBS 나산 등이다.
우선 1순위 추첨확률이 40％인 SK는 현주엽을 지명할 경우 이미 연봉 2억원에 입단계약을 한 서장훈과 동등한 대우를 해줄 게 틀림없다.
따라서 9억원의 샐러리캡（팀총연봉 상한액）을 2억원 가량 초과하게 되는 SK는 만일 현주엽을 트레이드를 하지 않는 한 손규완 윤제한 전수훈 배길태 등 몇몇을 제외하고는 모두 임의탈퇴시킬 게 확실하다.
삼성과 SBS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샐러리캡의 여유가 고작 8천500만원에 불과했던 삼성과 1억여원이었던 SBS도 현주엽을 지명하게 되면 최소한 3∼4명은 짤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고 있다.
모기업이 부도상태인 나산은 이번 드래프트와 관계없이 선수 인원에서 대규모 `살빼기'가 예상된다.
[구동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