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탐사대] 아시아하이웨이-(2)라오스
기사입력 1998년 03월 08일 15시 16분
농카이의 게스트하우스 `뭇미'.
창문을 여니 아침 햇살과 함께 낚싯배가 떠있는 메콩강의 풍경이 들어온다.
연하게 끼어있는 물안개 사이를 뚫고 온 햇살이 물결 위에서 반짝이는 풍경은 평화로웠다.
뇌물로 건네준 만년필이 마음에 들었든지 싱긋 미소까지 지어보이는 경비원의 안내를 받아 국경사무소에서 라오스 비자를 받았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넘는 국경.
감회가 새로웠다.
라오스에도 태국과 같이 `툭툭'이 있었는데 크기도 크고 안락했다.
툭툭을 타고 비엔티안 시내까지 간 일행은 다음 목적지인 사반나켓행 버스를 탔다.
버스는 기사 1명에 조수가 2명. 조수들은 승객의 짐 싣는 것을 도와주는가하면 가끔씩 운전도 대신한다.
한참을 달리던 버스가 한적한 곳에 정차하더니 현지 승객들이 우르르 내려 길 가장자리로 달려간다.
용변시간(?)이었다. 어떤 아주머니는 우리의 눈길은 아랑곳하지 않고 버스 바로 옆에서 치마끈을 풀기도 했다.
버스가 정차할 때마다 음식을 파는 꼬마 장사꾼들이 몰려들어 차창으로 닭고기 등을 들이민다.
닭고기는 대나무 꼬챙이에 끼워 구운 것으로 대나무나 바나나 잎사귀에 싼 찰밥과 함께 먹으면 아주 맛있었다.
그런데 한 꼬마가 판 훈제 고기의 모양이 왠지 수상쩍었다.
손바닥보다 작지만 네발짐승의 형체를 완벽히 갖추고 있었으며 닭고기보다 색깔이 짙었다.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들어 뭐냐고 물어봤더니 `쥐'란다.
일행은 일시에 비명을 지르며 고개를 돌렸다. 일부 여학생들은 기절하다시피했다.
너무 오래 버스를 타서 시간 감각이 가물가물해진 가운데 날이 저물었다.
그래도 버스는 줄기차게 달리고….
차 타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인줄 예전엔 미처 몰랐다.
사반나켓에 도착했을 때는 새벽 1시. 무려 13시간이 걸린 셈이다.
허름한 여관엘 들어갔으나 다음 목적지인 라오바오행 버스 출발시간이 얼마나 남지 않아 잠을 잘 수 없었다.
모두 밤을 새우기로 했다.[계속]
[정리＝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