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단체협회] '방송개혁의지 실종드라마'
기사입력 1998년 03월 06일 15시 18분
``맨발의 청춘'은 만화같다, `사랑'은 불륜투성이다, `육남매'는 여자희생만 강요한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매스컴모니터회가 최근 방송중인 TV드라마에 대해 `시청률에 연연한 폭력과 불륜 소재의 구태의연한 내용에다, 어려운 시대에 여성의 희생만 당연시하는 등 방송개혁의지가 실종된 드라마의 답습'이라고 꼬집었다.
매스컴모니터회는 KBS 2TV `맨발의 청춘'이 깡패의 사생아（배용준）와 검사출신 변호사（박근형）의 딸 혜준（고소영）의 사랑이란 상투적인 관계에다 이로 인해 줄거리의 전개상 폭력장면이 빠질 수 없게 설정해 놓은 리얼리티없는 만화같은 드라마라고 지적했다.
MBC TV `사랑'은 선배의 여자를 무작정 사랑하는 인하（장동건）, 약혼한 상태에서 연하남의 사랑을 고민없이 받아들이는 영지（김미숙）, 유부남과의 불륜을 개의치 않는 소진（김지수）, 아내와 애인의 사랑은 별개라는 식의 성수（정보석） 등 주인공들의 사랑이 자기감정만 내세우는 파행적이고도 이기적인 사랑이며,
여기에 따라야할 심리적 갈등과 공감대가 눈에 띄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MBC 수목드라마 `육남매'는 공부잘하는 맏딸 숙희（이미미）가 오빠와 동생 뒷바라지를 위해 중학교를 중퇴하고 가발공장에 취직한다는 것은 40년전의 가난 극복방법으로 이해는 가지만, 요즘처럼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정리해고 우선대상이 되는 시점에서
시청자들에게 `여자의 희생을 당연시'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준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