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공화국] 분단시대(1)
기사입력 1998년 03월 04일 15시 13분
[지난 줄거리]
지난 76년 4월17일 개장한 와일드 사파리는 지금과 달리 `사자 나라'였다. 자연농원(현 에버랜드)이 국내외에서 사자 12마리를 스카우트해 국내 최초로 사자들이 떼로 모여사는 사회를 만든 것이다.
가장 흥미를 끈 것은 `왕중왕 쟁탈전'이었다. 수사자 7마리가 맞붙은 `예선전'에서 바우는 아프리카와 미국에서 이민 온 `객지 사자'들을 차례로 꺾고 초대 왕이 됐다.
그러나 결승전에서 역전패 당한 아프리카 출신의 킹은 `바우 공화국'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사파리가 개장하던 날, 킹이 다른 사자들을 모두 물리치고 또다시 바우에게 도전장을 던지자 사육사들은 바우와 킹을 격리하기에 이르렀다.
사파리는 개장 초반부터 남북으로 분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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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가 이끄는 남쪽나라와 킹이 터전을 잡은 북쪽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국경선처럼 말뚝이 박혀있지는 않았지만 서로에게 공포감을 느낀 바우와 킹은 묵시적으로 서로의 영토를 인정하고 `자기 땅 굳히기'에 들어갔다.
시간이 흐르자 패트롤카가 굳이 감시를 서지 않아도 될 만큼 분단은 고착화됐다.
그러나 문제는 바우와 킹을 제외한 다른 사자들이었다.
처음부터 바우와 함께 있었던 시저와 킹과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까미만 남북에 각각 뿌리를 내렸을 뿐 나머지 수사자 3마리와 암사자 5마리는 자유롭게 남과 북을 오가며 눈치를 살폈다.
`솔로'를 즐기는 호랑이와 달리 `패거리' 생활을 하는 사자의 속성에 따라 기왕이면 강한 쪽에 `줄'을 대려는 것이었다.
어차피 분단은 전쟁을 불러오게 돼 있는 만큼 언젠가 통일이 됐을 때 정복자와 피지배자의 신분은 엄청나게 다르다는 사실을 동물적 감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줄서기'는 예상보다 빨리 이뤄지고, 또 끝났다.
미국에서 건너올 때 공항 검역소에서부터 안면을 튼 장쇠와 징기스칸은 북쪽에 붙었고, 부산에서 올라온 성칠이는 남쪽에 남았다.
남쪽에는 바우와 시저, 성칠 등 3마리로 `바우파'를 결성했고, 북쪽에서는 킹과 까미, 장쇠와 징기스칸 4마리가 `킹파'를 구축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