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이되자] '이튼스쿨' 월매출 4천만원
기사입력 1998년 02월 26일 16시 35분
"IMF시대에 장사도 하기나름."
수원 남문에서 아동복 전문브랜드 `이튼스쿨'대리점을 운영하는 유정구씨(33).
유씨는 지난해 9월말 유명의류회사 과장직을 미련없이 던졌다.
아는 것이 옷밖에 없어 의류점을 열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매장 오픈날(작년 12월 12일) IMF가 시작됐다.
생각지도 않던 IMF한파가 닥치자 유씨는 아찔했다. 12평 매장에 들인 돈만 전재산 1억500만원이나 된다.
퇴직금 2천만원, 7년간 모은돈 5천만원, 친척에게 빌린돈 3천500만원이 공중분해 될 처지가 되고만 것.
그러나 2개월이 지난 이달중순 유정구씨의 손익계산서는 플러스였다.
주위에 있는 경쟁업체들이 50%이상의 매출감소에 허덕이며 적자행진을 하는 것에 비하면 엄청난 성공이다.
유씨는 문을 일찍 열고 늦게 닫는 것부터 시작했다. 고객 한사람이라도 놓치기 싫은 욕심 때문이었다.
그리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부인도 가게로 불러들였고 놀이방을 다니던 두자녀도 가게에서 놀게 했다. 한달에 180만원이 소요되던 종업원 인건비와 놀이방 비용이 줄어 든 것.
점심과 저녁식사 뒤엔 주위 경쟁업체를 방문해 경쟁상품의 디자인과 색상 등을 꼼꼼히 조사했다. 유행에 민감한 의류업종은 기회를 놓치면 바로 실패와 연결된다.
지난 한달간 매출은 4천만원을 웃돌았다. 5천∼1만원 짜리 이월상품과 기획상품을 매장앞에 내놓고 판매하는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
2개월밖에 안된 `풋내기 사장'인 유씨는 이제 안정된 매출과 단골손님의 확보로 `이튼스쿨'대리점 중 세손가락에 꼽히는 매장으로 자리잡았다며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
유씨는 월급을 받던 시절보다 몇곱이 힘든 생활이지만 봉급액을 훨씬 웃도는 순익이 손에 만져 질땐 짜릿하단다.
[수원=이기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