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vs오카다] '양보 못한다'
기사입력 1998년 02월 26일 15시 30분
어쩌면 월드컵축구 본선티켓이 걸려있던 최종예선보다도 숙연한 분위기다.
특히 작년에 홈에서 한번씩 패배를 당했던 한국의 차범근 감독（45）과 일본 오카다 감독（42）은 제4회 다이너스티컵（3월1∼7일．일본） 개막전을 겸해 요코하마 2002월드컵주경기장에서 펼쳐지는 `3．1절 한－일전'을 앞두고 기도하는 마음이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한－일전에 임하는 감독들의 각오는 비장하다.
"작년 11월1일 `잠실 수모'를 안긴 오카다 감독에게 한－일전의 매운맛을 보이겠다."（차범근 감독）.
"이번에야말로 일본에 대한 근거없는 우월감을 없애주겠다."（오카다 감독）.
팀전력의 완성도로 보자면 일단 일본이 유리하다. 외국에 진출한 선수가 한명도 없어 전력누수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일본프로축구 J리그에 진출한 홍명보 하석주 김도훈이 지난 25일 합류해 3일 정도만 발을 맞추고 경기에 출전하며, 서정원（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은 아예 엔트리에서 빠졌다.
오카다 감독은 이번에도 막강 미드필드로 초반에 경기주도권을 장악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히라노－나나미－나카타로 이어지는 미드필드 3인방의 활발한 필드공략에다 조 로페스 미우라 나카야마 오카노 등 5명 가운데 복잡한 투톱조합을 이뤄 한국의 대인마크를 무력화시킨다는 복안이다.
차범근 감독은 일단 수비위주의 안전운행으로 물꼬를 튼다.
일본과 맞불작전을 펼치기보다 이민성 최영일 김학철 등 `터프가이'들로 하여금 일본의 핵심전력을 봉쇄하는데 일차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
작전이 맞아떨어지면 홍명보 유상철 김정혁 등을 공격에 깊숙이 가담시켜 골잡이 최용수의 득점을 돕게할 계획이다.
최용수는 최근 컨디션으로 보아 `일당백'의 득점력이 기대된다.
90년대 들어 4승3무4패. 백중지세의 한－일전의 균형은 과연 누가 깰 것인가.
[김동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