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태씨] 글과 그림으로 정리한 30년 강단생활
기사입력 1998년 02월 25일 15시 15분
원로 조각가 최종태씨(66)는 오는 28일이면 30년 가까이 몸담았던 서울대 미대를 떠난다. 이제까지 `교육'과 `예술'이란 두마리 토끼를 좇았다면, 이제 곧 예술이란 본분에만 충실해지는 셈이다.
작품 솜씨 못잖게 수수한 글솜씨도 일품인 그가 `나의 미술, 아름다움을 향한 사색'(열화당)이란 에세이를 냈다. 그리고 책에 실은 50여점의 그림들을 모아 3월 3일까지 종로구 인사동 가나 아트 스페이스(734－1020)에서 `영혼의 빛깔'이라는 제목으로 전시도 연다.
"평창동 가나화랑 개인전과 성상화집(사진 강운구)을 함께 내놓으려했는데, IMF로 모두 늦어지고 책만 원래 계획대로 나오게 됐다."
이번 전시는 열화당이 글에 맞는 그림을 그려달래서 그렸다가 아깝다며 가나화랑과 함께 전시를 추진해준 것이다. 평면회화에서 흔히 사용되지 않는 칼라펜으로 그렸는데 단백하고 간결하면서도 밝고 따뜻한 감동을 전한다.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백제 금동향로, 석굴암, 민화, 타지마할, 가우디의 성가족성당, 첫아기를 낳은 딸 등이 독특한 필체로 그려져있다.
"60대는 바빠지는 나이에요. 이제 뭔가를 알게 되니까요. 이제 하나를 졸업하고, 본집으로 들어오는 기분이네요."
`나의 미술, 아름다움을 향한 사색'은 최씨가 60대의 예술관과 인생, 신앙 등에 대해 담백하게 적은 에세이.
최씨는 형태가 단순한 소녀상 등 정감이 느껴지는 종교적 분위기의 조각과 파스텔화, 소묘뿐 아니라, 명동성당의 십자가의 길(14처)와 예수성심상 등도 만든 중견작가. `예술가와 역사의식'`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만들고 싶다' 등 세권의 수상집과 두권의 화집, 그리고 기도서 `십자가의 길'을 내놓았다.
[이화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