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힐러리'A+' 르윈스키'F'
기사입력 1998년 02월 24일 15시 22분
때로는 동물의 본능이 인간의 지각을 앞지른다.
미주간지 내셔널 인콰이어러의 분석가로 명망을 떨치고 있는 케이오스는 명민한 침팬지. 그가 매기는 `바나나 등급'은 각종 TV 프로그램 및 영화의 수준을 가늠하는데 유용한 자료로 사용된다.
최근 이 어린 침팬지가 빌 클린턴 대통령의 여인들에게 바나나를 던져 눈길을 끈다. 인콰이어러측이 케이오스를 초빙해 `지퍼게이트' 여주인공 4명의 비디오테이프를 틀어준 결과 `역시 조강지처가 최고'란 결론을 얻었다는 것.
힐러리를 비롯해 제니퍼 플라워즈, 폴라 존스, 모니카 르윈스키의 모습을 꼼꼼히 들여다본 케이오스는 주저없이 힐러리에게 바나나 다섯개를 안겨주었다. 그의 주인이자 30년 경력의 동물 조련사 지니 발부에나는 "케이오스는 그녀의 목소리톤과 금발, 시선에 푹 빠진 듯 보였다.
그가 만점인 5개의 바나나를 주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이 침팬지에 어필한 주인공은 12년간 클린턴과 관계를 맺어왔다는 제니퍼 플라워즈. 지난 92년 헤드라인뉴스를 장식한 그녀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똑바로 가리키며（`그녀를 믿는다'는 의사표시） 4개의 바나나를 내밀었다.
플라워즈의 머리카락을 황홀하게 바라보던 케이오스는 그러나 클린턴을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한 폴라 존스에 이르자 인상을 쓰기 시작했다. 존스의 길고 곱슬거리는 머리를 못마땅하게 바라보던 그는 곧 짜증을 내며 귀찮은 듯 바나나 2개를 툭 던졌다.
마지막으로 모니카 르윈스키의 눈동자와 미소, 이빨을 응시한 케이오스는 화면으로부터 휙 등을 돌려버렸다. 그리고 몇분 후 침실로 간 그는 뿔이 달린 악마가발을 뒤집어쓰고 나타나 삼지창으로 스크린을 찌르는 등 적개심을 보였다. 르윈스키의 평점은? 케이오스가 먹다버린 바나나 껍질이었다.
[김소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