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국] '외야 넘보지 말라'
기사입력 1998년 02월 24일 14시 19분
롯데 최고참 김응국（32）의 얼굴이 잔뜩 굳어졌다.
마산 합숙훈련 첫날인 지난 23일 늦은 밤.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김응국은 숙소인 크리스탈 호텔방에서 눈을 감은채 연신 방망이로 허공을 가르고 있었다.
이미지 스윙_.
상대투수의 공을 상상하며 타격감각을 조율하는 훈련으로 어느새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하는 프로그램이 됐다.
마산 스프링캠프서도 가장 우렁찬 구령을 연발하는 선수는 김응국이다.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때도 고참의 여유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김응국이 훈련삼매경에 빠진 것은 올시즌 주전 외야수 자리를 놓고 새까만 후배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기 때문.
고려대 후배이자 `아마거포' 조경환（26）과 스프링캠프에서 주목받는 국가대표 출신의 신인 손인호（23）가 김응국의 `텃밭'인 외야로 뛰어드는 것.
조경환은 지난 13일 상무에서 제대한 뒤 아직 미계약상태지만 입단과 동시에 즉시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인호도 빠른 발과 정교한 타격, 강한 어깨를 겸비해 주전 외야수로 손색이 없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평가.
여기에 2년만에 주전자리를 꿰찬 김대익（25）도 붙박이 외야수를 노리는 등 롯데 외야는 어느새 인구과밀 지역이 됐다.
게다가 김용희 감독도 올들어 "더 이상 이름값으로 선수를 기용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밝혔다.
작년 부상과 체력저하로 부진의 늪을 헤맨 김응국으로서는 이래저래 긴장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꾸준한 몸만들기와 훈련으로 컨디션은 최고다. 훌륭한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이겨 `묵은 장맛'의 진수를 보여주겠다."
김응국의 `외야불퇴' 다짐이다.
[마산=박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