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 '사랑은 영원한 나의 테마'
기사입력 1998년 02월 24일 14시 19분
신승훈(31)의 무르익은 음악이 성큼 다가온다.
1년 8개월만에 뚜껑을 연 6집 `필링'엔 8년간 신승훈의 독공(獨工)이 담겨있다.
그간 한곡 한곡 공부하는 자세로 음악을 해왔다면 이번엔 `느낌'으로 노래를 만들었다.
데뷔 8년만에 신승훈이 잡은 `필'은 음악엔 정석이 없다는 거다. 발라드는 가슴이 싸하도록 슬퍼야 하고 댄스는 무조건 흥이 나야 한다는 게 그의 깨우침이다.
또한가지.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은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혹자는 배부른 타령이라고 치부하는 `사랑'은 신승훈 노래의 영원한 테마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미소속에 비친 그대' `보이지 않는 사랑' `널 사랑하니까' `그후로 오랫동안' `조금더 높은…'의 계보를 잇는 신승훈식 발라드 `지킬 수 없는 약속'은 슬픔과 애절함의 결정체다. 감성을 콕콕 찌르는 멜로디에 애조띤 신승훈의 목소리가 서글프다.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연주를 기술적으로 사용해 애잔함을 더한다.
음반마다 색다른 시도로 유행을 퍼트렸던 신승훈의 이번 카드도 주목거리다.
50년대를 풍미했던 `두왑'(`우연한 만남')과 70년대 디스코(`오래된 사랑의 끝')를 재현해 복고지향을 분명히 했다. `우연한 만남'에서의 흑인4인조 코러스와 신승훈 목소리 어울림이 새롭다.
이밖에 강렬한 라틴 사운드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 삼바풍의 `무너진 사랑앞에서' 등이 눈에 띈다. 대작 스타일의 `고개숙인 너에게'도 요즘 분위기에 잘 맞는 곡.
음반을 내자마자 다음달 6, 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기획하고 있는 신승훈은 "해를 거듭할수록 노래부르기가 겁난다"며 "연륜이 쌓인다는 건 그만한 책임을 동반하는 일인 것 같다"고 `신중하게' 말을 맺었다.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