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 선잠-요통 코골이 원인
기사입력 1998년 02월 19일 15시 31분
사람은 인생의 3분의 1을 잠자리에서 보낸다.
최근 침대의 중요성이 많이 부각되고 있지만 베개를 신중하게 고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베개가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은 상상이상으로 크다.
해부학적으로 좋은 베개는 잠잘 때 건강한 자세를 유지시켜 다음날 활동하는데 활력을 주지만 나쁜 베개는 정신적－육체적으로 해를 끼친다.
실제로 목이나 어깨, 허리에 통증이 있어 병원을 찾는 환자 가운데 많은 사람이 좋지 않은 베개를 잘못 사용했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일본에서 `쾌면(快眠) 스튜디오'가 새로운 인기 사업으로 떠오르는 것도 좋은 환경에서 잠을 자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이 생활화됐기 때문이다.
베개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높이와 `베갯속'의 소재다.
베개 높이는 표준체형의 경우 남자는 4∼5㎝, 여자는 3∼4㎝가 적당하며 목이 긴 마른 체형은 남자 3∼4㎝, 여자 2∼3㎝, 어깨가 넓은 살찐 체형은 남자 5∼6㎝, 여자 4∼5㎝가 알맞다.
또 옆으로 누웠을 때의 높이는 머리와 목뼈가 일직선이 되도록 해야 한다.
베개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목에 통증이 생겨 잠을 자고 나면 목이 뻣뻣하거나 머리가 아프게 된다.
엎드려서 잠을 자면 목과 허리에 무리가 생기며, 너무 높거나 딱딱한 베개는 머리가 목보다 높은 위치에 있어 목 근육이 긴장하게 된다.
베개가 너무 높으면 고개가 쑥 들어가 목뼈가 압박을 받으며 선잠을 자게 되고, 어깨결림, 요통, 코골이의 원인이 된다.
옛말에 고침단명(高枕短命)이라고 해서 베개가 높으면 수명이 단축된다는 말도 이같은 까닭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베갯속 또한 편안하고 쾌적한 잠을 위해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솜털이나 새털을 넣으면 목을 움직일 때마다 베개의 형태가 따라서 바뀌어 적응하기 쉽지만 폴리에스테르 베개는 좋지 않다.
오랜 시간 베고 있어도 편안한 베개는 머리를 부드럽게 유지할 수 있어 편안할 뿐만 아니라 얼굴의 혈액순환을 원만하게 한다.
예부터 어린이들의 베갯속은 좁쌀로 해왔다.
`본초강목'에 조는 신장을 보양하고, 구토와 땀띠를 없애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한 데 근거를 두고 만든 것이다.
이밖에도 머리에 열이 있거나, 두통, 디스크 등 질환에 따라 베갯속을 달리하기도 한다.
최근 들어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한약재와 곡물의 씨앗을 넣은 베개가 인기를 끌고 있다.
`동의보감' 처방에 따라 잣나무에 구멍 120개를 뚫고 천궁, 당귀, 계피 등 32가지 한약재를 넣은 신침(神枕)은 머리를 시원하게 하고 발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 뇌기능을 활성화시키며 만성피로, 두통, 고혈압, 코골이, 혈액순환장애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씨앗의 생명력을 이용한 씨앗베개 또한 두통 등 각종 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민간처방 베개'다.
[도움말: 경희의료원 침구과 김용석 교수, 한국생활환경학회 백호익 부회장]
◇치우친 베개
고개가 쑥 들어가 목뼈를 압박해 선잠, 어깨결림, 코골이의 원인이다.
◇베개를 베지 않은 상태
목뼈에 부담을 줘 선잠을 자게 되고, 얼굴이 붓는다.
◇높은 베개
목의 통증과 함께 요통, 코골이의 원인이다.
◇높이가 맞지 않는 베개
뒤척임이 부자연스럽고 목과 어깨 결림의 원인이다.
[김승우 기자]
